익명조합의 영업자가 파산하면 관재인이 출자를 요구할까

가게 운영은 한 사람이 맡고, 다른 사람은 영업에 돈을 대는 대신 이익을 나누기로 했다. 약정한 출자 중 아직 내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운영자가 개인파산 선고를 받았다. 그 계약이 끝났다면 관재인의 출자 요구에도 응할 필요가 없을까. 먼저 어떤 계약이었는지와 출자를 요구하는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

상법 제78조는 한쪽이 상대방의 영업을 위해 출자하고, 상대방이 그 영업에서 나온 이익을 나누기로 하는 약정을 익명조합으로 정한다. 계약서에 투자금이나 동업이라고 써 있다고 모두 익명조합인 것은 아니다. 영업을 누가 하고, 돈을 댄 사람이 무엇을 받기로 했는지 실제 약정을 보자.

상법 제84조 제3호는 영업자 또는 익명조합원의 파산을 계약 종료사유로 정한다. 그중 영업자의 파산으로 계약이 끝났다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02조가 적용된다. 이 조항은 파산관재인이 익명조합원이 부담할 손실액을 한도로 출자를 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한다. 계약이 끝나는 시점과 관재인이 출자를 요구할 수 있는 범위는 별개다.

관재인이 요구한 금액이 처음 약정한 출자액과 같더라도, 약정 총액만 보고 지급 범위를 정하지 말자. 이번에 청구하는 근거와 실제 영업 손실, 그중 내가 부담할 액수를 확인해야 한다. 이미 낸 돈이 있다면 납입 기록과 관재인의 계산에서 그 금액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도 대조한다.

출자계약서와 손익 분배 약정, 송금자료, 실제 정산 내역을 함께 정리하자. 관재인에게는 어느 기간의 영업 손실을 근거로 얼마를 요청했는지 확인한다. 출자약정이 남아 있다는 설명과 손실액이 얼마로 계산됐다는 설명을 구분하면, 계약 종료 뒤 어떤 근거로 어느 범위까지 출자를 요구받는지 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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