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가 진행 중인데 점유자가 설비를 뜯는 등 부동산 가격을 현저히 낮추거나 낮출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한다면, 나중에 평가액을 고치는 문제와 별도로 그 행위를 막는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 민사집행규칙 제44조 제1항은 법원이 신청에 따라 매각허가결정이 있을 때까지 행위의 금지나 일정한 행위를 명할 수 있도록 한다.
신청인은 압류채권자 또는 최고가매수신고인이다. 다만 배당요구 종기가 지난 뒤 강제경매나 담보권 실행 경매를 신청한 압류채권자는 제외된다. 행위의 상대방은 채무자 · 소유자나 부동산 점유자이며, 법원은 담보를 내게 하거나 내게 하지 않고 명령할 수 있다. 아직 입찰을 고민하는 사람까지 최고가매수신고인과 같은 지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점유를 풀어 집행관에게 보관시키는 제2항 조치는 요건이 더 엄격하다. 조문이 정한 대항할 수 없는 점유자로서 금지명령을 어겼거나, 금지명령만으로 현저한 가격감소를 막지 못할 특별한 사정 등이 있어야 한다. 이때는 신청인에게 담보를 제공하게 한다. 채무자 · 소유자가 아닌 점유자에게 결정을 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심문하고, 대항할 권원이 없음이 명백한 경우 등 조문의 예외도 살핀다.
가상의 사례로, 최고가매수신고인이 된 뒤 건물 내부가 계속 철거되는 상황을 보자. 경매목록과 현황조사보고서, 철거 전후 사진, 행위 시점과 주체를 보여 주는 자료를 연결한다. 단순한 시설 변경인지 가격을 현저히 줄이는 행위인지, 금지만으로 막을 수 있는지 설명하기 위한 자료다. 점유를 풀어 달라는 신청이면 점유권원과 앞선 명령의 위반 여부도 따로 밝혀야 한다.
제2항의 보관명령은 신청인에게 고지된 날부터 2주가 지나면 집행할 수 없고, 상대방에게 송달되기 전에도 집행할 수 있다. 결정문을 받는 데서 끝내지 말고 고지일과 담보 · 집행 준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는 매각허가 전 재산가치를 지키는 절차이며, 낙찰대금 지급 뒤의 인도명령과 시기와 요건을 구분해서 검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