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에서 정한 노트북이나 태블릿 중 하나를 주기로 했는데 상대방이 계속 고르지 않는다면, 곧바로 내가 원하는 물건을 요구해도 될까. 민법 제380조는 수개의 행위 중 선택에 따라 채권의 목적이 정해지는 경우 다른 법률 규정이나 약정이 없으면 선택권은 채무자에게 있다고 정한다. 우선 계약에서 누구에게 고를 권한을 주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가상의 사례로 판매자가 두 기종 중 하나를 골라 지급하기로 했고 선택 기간도 정했다고 하자. 그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구매자가 즉시 선택권을 가져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처음부터 선택할 수 있었던 두 물건의 약정인지, 이미 정한 물건을 나중에 다른 것으로 바꾸자는 요청인지도 구별해야 한다. 후자는 이 선택권 규정만으로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
민법 제381조 제1항은 선택 기간 안에 권리자가 선택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선택을 최고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정한 기간 안에도 선택하지 않으면 선택권은 상대방에게 있다. 제2항은 선택 기간이 없는 경우를 다룬다. 이때에는 채권의 기한이 도래한 뒤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최고하여도 선택하지 않아야 같은 결과가 된다. 약정된 선택 기간의 경과와 최고에서 정한 기간의 경과를 섞어서는 안 된다.
기간을 정한 계약서는 권한과 첫 기한을, 최고 문서는 무엇을 언제까지 고르라고 요구했는지를 보여 준다. 전달 경과와 상대방의 회신은 최고 뒤 선택했는지 확인하는 자료다. 상당한 기간이 며칠인지는 모든 거래에 같은 숫자로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실제 약정과 상황에 맞춰 검토해야 한다. 선택권이 넘어왔다는 결론도 이 절차를 확인한 뒤 내려야 한다.
민법 제382조에 따라 당사자의 선택은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한다. 혼자 마음속으로 정해 두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의사표시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는 철회하지 못하므로, 선택할 물건과 통지 내용을 분명히 하고 이후 변경 합의가 있었는지도 함께 남겨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