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승인한 상속인이 가진 돈을 공탁했다면, 빚의 대부분을 가진 채권자가 공탁금도 대부분 받게 될까. 일반 채권액의 비율을 계산하기 전에 우선권 있는 채권을 확인해야 한다. 상대적 불확지공탁의 출급권을 다툰 사건에서도 이 순서가 문제 됐다.
상속인들은 한정승인 후 채권을 확인하고 상속재산으로 목록에 적은 약 3,574만 원을 공탁했다. 대여금 채권자는 약 32억 원의 채권을 근거로 공탁금 중 약 3,522만 원이 자기 몫이라고 주장했다. 전체 채무에서 자신의 채권이 차지하는 비율로 계산한 것이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단7451 판결은 그 청구를 기각했다. 민법 제1034조 제1항의 비례변제 원칙에도 우선권을 해치지 못한다는 단서가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고인에 대한 국세와 지방세 채권을 우선채권으로 보았고, 일반 대여금에 별도 우선권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조세채권 합계는 약 4,784만 원으로 공탁금을 넘었다. 법원은 공탁금 출급권이 조세채권자들에게 있다고 보아 일반채권자의 몫을 인정하지 않았다. 2017년 11월 8일 항소심인 2017나49364도 1심 이유를 인용해 항소를 기각했다. 뒤의 상고도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됐다.
이를 세금은 언제나 모든 채권보다 먼저 받는다는 말로 넓히면 안 된다. 현행 국세기본법 제35조와 지방세기본법 제71조에는 집행비용과 일정한 담보권 · 임차보증금 · 임금 등에 관한 예외가 있다. 당시의 일반 대여금과 조세채권의 비교를 현재의 모든 배당관계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채권별 원인과 우선권 자료, 세목과 납부 관련 기록, 공탁서 및 재산목록을 함께 확인하자. 이 사건은 고인의 조세채권과 공탁금의 순위에 관한 판단이다. 상속인 자신의 체납세금이나 모든 사망보험금의 귀속까지 정한 판결은 아니다. 채권액을 비교하기 전에 그 돈과 권리의 성격부터 나눠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