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승인 청산에 신고한 채권자는 상속부동산 경매에서도 관리인의 정산만 기다려야 할까. 경매가 어떤 근거로 시작됐는지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를 한정승인자의 형식적 경매와 같은 절차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배우자와 자녀들은 한정승인을 했고, 배우자가 상속재산관리인으로 선임됐다. 고인의 채권자는 재산목록에 기재돼 있었으며 상속부동산을 가압류하고 상속채무 지급 판결도 받았다. 한편 그 부동산의 근저당권자가 이미 담보권 실행경매를 신청해 절차가 진행되고 있었다.
채권자는 그 경매에서 배당요구를 하고 채권계산서를 냈다. 집행법원은 집행비용과 우선권 있는 임차인 · 근저당권자에게 줄 돈을 공제한 뒤, 남은 대금에서 그 채권자에게 배당했다. 관리인은 매각대금을 자신에게 넘겨 청산해야 한다는 취지로 배당을 다퉜다.
대법원은 2010년 6월 24일 선고한 2010다14599 판결에서 관리인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 사건은 민사집행법 제274조의 형식적 경매가 아니라 담보권 실행경매였다. 따라서 한정승인 절차에 신고한 상속채권자라도 집행권원을 얻어 배당요구를 하면 일반채권자로 배당받을 수 있다고 보았다.
판단의 중심은 채권자가 신고한 사람이냐가 아니라 경매절차의 종류였다. 민법 제1037조에 따른 청산 목적의 형식적 경매에서 일반채권자의 배당요구를 제한하는 문제와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도 임차인과 근저당권자의 우선권을 무시하고 일반채권자를 먼저 배당한 것은 아니었다.
경매개시결정과 등기부, 자신의 집행권원, 배당요구 및 채권계산서 제출 내역을 나란히 확인하자. 한정승인자에게 채권을 알렸다는 자료만으로 경매 참가 절차까지 마쳤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이 판결은 해당 담보권 실행경매에서 배당을 허용한 사례이며, 모든 상속인의 개인 채권자에게 상속재산 배당을 허용한 판단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