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수익자와 피보험자가 함께 숨졌고, 수익자의 상속인이 보험금을 받을 권리를 갖게 됐다. 그 권리가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라면 상속세도 없을까. 대법원 2007년 11월 30일 선고 2005두5529 판결에서는 민사상 권리가 생긴 경위와 세법상 과세의 기준이 따로 문제 됐다.
이 사건의 피보험자와 보험계약자 겸 수익자들은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원고는 수익자들의 상속인이었다. 법원은 원고가 수익자의 지위에서 보험회사에 직접 청구권을 갖는다고 봤다. 수익자들에게 이미 생긴 재산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새 수익자로서 얻은 권리이므로, 그들의 상속재산이 아닌 원고의 고유재산이라는 설명이다.
과세에서는 다른 사실을 확인했다. 보험금이 지급된 원인은 피보험자의 사망이었고, 실제 보험료를 낸 사람도 그 피보험자였다. 원심은 이 돈을 보험료를 낸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으로 보았고, 대법원은 그 판단을 받아들였다. 고유재산인지 따질 때 등장한 수익자들의 상속과, 보험료 납부자의 사망을 기준으로 한 과세를 나누어 읽어야 한다.
당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조는 계약자 명의가 다른 경우에도 피상속인이 실질적으로 보험료를 냈다면 계약자로 보도록 했다. 법원은 이 규정이 실질과세와 과세형평을 위한 것이며 재산권보장 원칙 등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해 원고의 상고를 기각했다.
현행 제8조에도 실제 보험료 납부자를 기준으로 계약자를 보는 규정이 있다. 다만 이 판결만으로 모든 동시 사망 보험금의 세금을 정할 수는 없다. 보험증권의 계약자·피보험자·수익자, 보험료 이체내역, 사망 관계를 함께 놓고 누구의 사망과 어떤 보험료 부담을 기준으로 과세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