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한정승인자 본인의 체납세금 때문에 상속부동산 매각대금을 먼저 가져갈 수 있을까. 세금이라는 이름만으로 순위를 정할 수는 없다. 고인의 채무인지 상속인 자신의 채무인지, 해당 부동산 자체에 붙은 세금인지가 중요하다.
고인의 채권자는 한정승인자를 상대로 상속재산 한도의 지급 결정을 받고, 상속부동산에 경매를 신청했다. 국가도 상속인 본인의 부가가치세 등 체납액을 교부청구했다. 경매법원은 근저당권자에게 배당한 뒤 남은 돈을 고인의 채권자보다 국가에 먼저 배당했다.
대법원은 2016년 5월 24일 선고한 2015다250574 판결에서 그 판단을 파기환송했다. 상속채권자가 아직 만족을 얻지 못했다면, 상속인의 개인 채권자는 특별한 사정 없이 상속재산을 자기 채권의 책임재산으로 삼을 수 없다고 보았다. 이 사건의 세금은 상속부동산 자체에 부과된 당해세가 아니었다.
한정승인의 취지상 고인의 채권자는 원칙적으로 상속재산에서만 변제를 받는다. 그런데 개인 채권자가 먼저 그 재산을 가져가면 이러한 책임 분리의 의미가 약해진다는 것이 판단의 바탕이다. 국가가 채권자라는 이유로 이 구별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다만 상속인의 개인 채권자가 상속부동산에 저당권 같은 담보권을 취득한 경우는 다르다. 판결은 그때의 우열은 일반 원칙으로 정하며 상속채권자가 무조건 우선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구별했다. 당해세 등 별도 사정도 함께 확인해야 하므로 모든 조세채권보다 상속채권이 앞선다는 결론은 틀리다.
배당표를 받으면 세목과 납세의무자, 과세 대상, 담보권 유무 및 채권의 발생 원인을 나눠 확인해야 한다. 고인의 빚과 내 체납액을 같은 채권자 목록에 적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이 글은 해당 판결의 책임재산 구별을 설명한 것으로, 개별 세목의 현재 우선순위나 배당이의 기한까지 대신 판단하는 기준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