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가 대신 한 상속등기 비용까지 내 돈으로 갚아야 할까

한정승인을 했는데 채권자가 대신 상속등기를 마친 뒤 취득세와 법무사 보수를 돌려 달라고 한다면 어떻게 봐야 할까. 고인 사망 뒤 생긴 비용이라는 이유만으로 상속인 개인재산까지 책임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신용보증기금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해 한정승인한 상속인들 앞으로 부동산 상속등기를 마쳤다. 등기에 들어간 취득세,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법무사 보수와 공과금 등을 지출한 뒤 그 상환을 청구했다. 상속인에게 비용상환채무가 있는지와 책임 범위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2021년 5월 7일 선고한 2019다282104 판결에서 채권자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상속인들이 자기 상속지분에 해당하는 비용상환채무를 부담한다는 원심 판단은 유지했다. 동시에 그 채무의 책임은 상속재산 한도에 그친다고 보았다.

이유는 비용의 성격에 있었다. 상속채무 변제를 위한 상속재산 청산 과정에서 부담한 비용이므로 민법 제998조의2의 상속비용에 해당하고, 상속인을 보호하려는 한정승인 제도의 취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채무가 생긴 시점만 보고 고유채무로 분류하지 않았다.

이 판결은 취득세를 부과한 과세관청과의 모든 납세의무 관계를 직접 판단한 사건은 아니다. 채권자가 지출한 등기비용을 상속인에게 돌려 달라고 청구한 관계에 관한 판단이다. 따라서 모든 취득세나 상속인 자신의 계약으로 발생한 비용이 언제나 같은 한도책임이라고 넓혀 읽어서는 안 된다.

청구서를 받으면 누가 어느 권한으로 등기를 했는지, 비용이 실제 상속재산 청산을 위해 들어갔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등기 신청내역과 비용 영수증, 상속지분, 한정승인 심판문을 함께 대조할 필요가 있다. 비용 전액을 무조건 거절하는 것과 상환채무는 인정하되 책임 범위를 구분하는 것은 다르다. 이 사건에서는 후자의 구별이 결론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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