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비를 썼으니 고인의 빚에서 그만큼 빼 달라고 할 수 있을까

장례비를 지출했으니 채권자가 청구한 고인의 빚에서도 같은 금액을 빼 달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장례비를 부담한 문제와 상속채무의 액수를 확정하는 문제는 다르다. 한정승인을 한 경우에도 이 구별이 필요하다.

고인의 대출을 대신 갚은 보증기관이 상속인에게 구상금을 청구했다. 다른 가족들은 상속포기를 했고 피고는 한정승인을 했다. 피고는 장례비로 돈을 썼으므로 청구받은 구상금 채무에서 그 비용을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은 2022년 9월 7일 선고한 2022가단35403 판결에서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례비용은 적극재산이 있으면 거기에서 공제할 문제이지, 고인이 부담하던 채무의 액수 자체에서 빼는 성질의 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정승인은 채무의 존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상속재산으로 제한한다. 그래서 법원은 존재가 인정된 구상금 전액의 지급을 명하면서 주문에 상속받은 재산 범위 안에서 지급하라는 제한을 붙였다. 빚 전액이 적힌 판결이 나왔다고 바로 개인재산 전부로 갚으라는 의미는 아니다.

상속인은 장례비 지출로 적극재산이 줄었다는 취지로도 다투었지만, 법원은 그 사정 때문에 상속채무의 지급판결 금액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이는 장례비가 아무 효력 없는 지출이라는 판단도, 청산 과정에서 모든 장례 관련 비용을 먼저 가져가도 된다는 허락도 아니다. 실제 비용의 인정 범위와 청산 내역은 따로 확인할 문제다.

대응 자료도 두 갈래로 정리해야 한다. 채무 금액을 다툴 자료로는 원금, 변제 내역과 이자 계산을 확인하고, 장례비 자료로는 지출자와 사용처, 상속재산에서 이미 보전받은 금액을 확인한다. 청구액을 계산한 표와 상속재산의 사용 내역을 한 표로 섞으면 서로 다른 항변이 흐려진다. 개별 하급심 사례이므로 실제 사건에서는 판결 주문과 청산 자료를 함께 살펴야 한다.

카카오톡 채널 상담하기
카카오톡 채널 친구추가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