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이 해제되어 받은 돈을 돌려줄 때 이자는 해제한 날부터만 계산하면 될까. 민법 제548조 제2항은 원상회복으로 반환할 금전에는 받은 날부터 이자를 더하도록 한다. 반환 요청을 받은 날이나 해제 통지일만 확인하고 그보다 앞선 수령일을 빼면 조문이 정한 기준과 달라질 수 있다.
가상의 사례로 개인 사이에 장비를 매매하면서 계약금을 먼저 받고 한 달 뒤 나머지 대금을 받았는데, 이후 계약이 유효하게 해제되었다고 하자. 제1항에 따라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게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한다. 그에 따라 돌려줄 돈을 계산한다면 계약금과 나머지 대금의 받은 날을 각각 확인해야 한다. 돈을 받은 날짜가 다른데 마지막 입금일 하나를 전체 금액의 출발점으로 놓아서는 안 된다.
먼저 계약이 실제로 해제되었고 어떤 금액을 원상회복으로 반환해야 하는지를 정리한다. 단순히 계약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급금의 반환 범위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계약서와 변경 합의는 지급 목적과 거래 내용을, 해제 통지와 관련 자료는 해제에 이른 경과를 확인하게 한다. 입금 기록은 각 금액의 수령일과 액수를 보여 주므로 지급 내역을 나누어 정리해야 한다. 제548조 제1항은 제삼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정하므로, 당사자끼리 해제했다고 다른 사람의 권리가 모두 사라진다고 보지 않는다.
계산표에는 반환할 원금별 수령일과 계산 구간을 적고 적용할 이율의 근거도 확인한다. 제548조 제2항이 정한 것은 이자를 붙이는 출발점이므로 실제 약정과 적용 법령을 살피지 않고 어떤 이율이든 일률적으로 정해 쓰지 않는다. 해제와 관련해 별도로 생긴 손해를 청구하는 문제도 원상회복으로 돌려줄 돈의 이자와 구별한다. 우선 유효한 해제에 따른 반환 범위를 확정한 다음 언제 얼마를 받았는지 대조해야 한다. 해제 통지서를 보낸 날짜만 찾는 대신, 실제 받은 돈의 흐름을 되짚어 보는 것이 이자 계산을 준비하는 순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