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지연으로 잃은 특별한 매출도 배상할까

가상 사례다. 판매자가 특정 행사에서 팔 상품을 주문하면서 행사 날짜와 재판매 계획을 납품업체에 전달했다. 납품이 늦어 행사를 놓치자 판매자는 기대했던 매출 전부를 배상하라고 요구한다. 배상액 약정은 없다. 계약을 어겼다는 사실과 청구한 손해가 배상범위에 들어간다는 판단은 구별해야 한다.

민법 제393조 제1항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통상의 손해로 한정한다. 제2항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만 배상책임이 있다고 정한다. 손해가 커졌다는 설명에 더해 어떤 특별사정이 있었고 상대가 이를 인식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이 된다.

사례에서는 행사 재판매 계획을 업체에 전달한 내용이 중요한 자료다. 다만 행사라는 이름만 붙으면 손해 전부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청구한 손해의 성격과 발생 경위, 업체가 실제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던 사정의 범위를 살펴야 한다. 날짜를 전달했다고 매출계획 전부가 공유된 것도 아니다.

특별사정의 인식이 인정돼도 손해 발생과 금액, 납품지연과의 연결은 남는다. 행사 매출 예상표를 그대로 손해액으로 쓰면 지출하지 않은 비용이나 실제 판매 가능성을 빠뜨릴 수 있다. 왜 그 금액이 지연으로 생긴 손해인지 자료로 설명해야 하며, 기대 매출이 곧 같은 액수의 배상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주문서와 납기 약정은 업체가 언제 무엇을 공급할 의무를 졌는지 보여 준다. 행사 안내와 주문 당시 이메일은 어떤 특별사정을 전달했는지, 회신은 업체가 무엇을 인식했는지 밝히는 데 쓴다. 실제 출고 · 도착 기록은 지연 경위를, 취소된 주문과 판매 · 비용 자료는 손해 발생과 액수의 근거를 연결한다.

판매자는 항목별 통상손해와 특별사정 손해를 나누고, 후자라면 인식 자료를 붙여야 한다. 업체도 사정을 몰랐다는 주장과 실제 손해가 그만큼 생기지 않았다는 주장을 구별해야 한다. 그래야 계약 위반 하나로 모든 사업상 손실을 넘기는 계산을 피할 수 있다.

카카오톡 채널 상담하기
카카오톡 채널 친구추가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