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용 가상 사례다. 개인 거래를 다투는 민사소송에서 갑과 을은 사적인 내용이 드러나는 것이 싫어 법정을 닫아 달라고 한다. 일반 민사재판의 공개 여부는 당사자의 합의만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원칙과 법원의 결정을 확인해야 한다.
법원조직법 제57조 제1항 본문은 재판의 심리와 판결을 공개한다고 정한다. 같은 항 단서는 국가의 안전보장, 안녕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심리를 결정으로 공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내용이 불편하다는 설명과 조문이 정한 비공개 사유에 해당한다는 설명은 구별할 필요가 있다.
갑과 을이 비공개를 원한다면 어떤 내용이 어떤 법정 우려와 연결되는지, 어느 범위의 심리가 문제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단순히 우리끼리 해결하고 싶다는 의사나 상대방도 동의한다는 사실만 제시해서는 법정 사유에 관한 검토를 대신하지 못한다.
비공개 결정의 방식도 정해져 있다. 같은 조 제2항은 그 이유를 밝혀 선고하도록 한다. 당사자가 비공개를 부탁했다는 사실과 법원이 어떤 이유와 범위로 결정했다는 사실은 다르다. 해당 결정이 있었는지와 그 내용을 기일 기록 등으로 확인해야 한다.
또 제3항은 비공개 결정을 했더라도 재판장이 적당하다고 인정한 사람에게 법정 안에 있을 것을 허가할 수 있도록 한다. 비공개라는 말만으로 모든 사람이 예외 없이 퇴정해야 한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제1항 단서가 정한 예외의 대상은 심리이므로, 그 결정만으로 판결까지 같은 방식으로 비공개한다고 확대할 수도 없다.
확인 자료는 비공개를 구하는 내용과 사유를 적은 자료, 실제 심리할 쟁점과 관련 문서, 법원의 결정과 기일 기록이다. 앞 자료는 법정 우려와 필요한 범위를, 결정과 기록은 실제로 정해진 공개 여부와 범위를 보여 준다. 법정에서 심리를 공개하는 문제와 제출한 소송기록의 열람을 제한하는 문제는 대상이 다르다. 갑과 을은 어느 공개를 문제 삼는지부터 구분하여 필요한 보호의 근거를 검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