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할지 정하지 않는 상대에게 확답을 요구할까

설명용 가상 사례다. 갑과 을의 계약에서 을에게 해제권이 있다는 점에는 다툼이 없다. 다만 그 권리를 언제까지 행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을이 계속 해제할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결정을 미루자 갑은 거래를 유지할지 알 수 없어 곤란하다. 이때 갑은 해제권의 행사 여부를 확답해 달라고 최고할 수 있는지 검토할 수 있다.

민법 제552조 제1항은 해제권의 행사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상대방이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해제권자에게 행사 여부의 확답을 최고할 수 있도록 한다. 위 사례에서 최고하는 사람은 갑, 확답을 요구받는 사람은 해제권자인 을이다.

이 규정은 없던 해제권을 새로 만드는 절차는 아니다. 계약이나 법률상 어떤 해제권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행사기간을 이미 정한 경우도 제552조가 전제하는 기간 미정의 상황과 다르다. 갑은 계약서와 별도 합의에서 권리의 근거 및 행사기간을 먼저 대조할 필요가 있다.

최고에는 상당한 기간이 정해져야 한다. 갑이 즉시 답하라는 문자만 보낸 경우와 을이 판단할 기간을 정해 행사 여부를 묻는 경우는 같지 않다. 며칠이면 언제나 충분하다는 고정 숫자를 제552조가 정하고 있지는 않으므로 계약의 내용과 사정에 맞춰 검토해야 한다. 최고서에는 대상 계약과 해제권, 확답을 요구하는 기간이 드러나야 한다.

같은 조 제2항은 그 기간 안에 해제 통지를 받지 못하면 해제권이 소멸한다고 정한다. 따라서 을이 내부적으로 해제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사실과 갑이 해제 통지를 받은 사실은 구별된다. 실제 회신 문구와 전달 경과를 확인해야 한다.

확인 자료는 원계약과 해제권 관련 합의, 최고서와 배달 내역, 을의 답변 및 수신 자료다. 각각 권리와 행사기간의 유무, 상당한 기간을 둔 최고, 기간 안의 해제 통지 여부를 증명한다. 갑은 아무 연락이 없었다는 말만 남기기보다 최고 내용과 수신 기록을 연결하여 해제권 소멸을 주장할 근거를 갖출 필요가 있다.

카카오톡 채널 상담하기
카카오톡 채널 친구추가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