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용 가상 사례다. 갑이 을에게 특정 행사의 개막 시간에 사용할 장식을 준비해 달라고 계약했다. 행사 뒤에 받아서는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내용을 서로 확인했다. 그런데 약속한 시간에 장식이 제공되지 않았다. 갑은 다시 이행할 기간을 정해 기다려야만 해제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민법 제545조는 계약의 성질이나 당사자의 의사표시에 따라 일정한 시일 또는 기간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를 정한다. 그 시기에 한쪽이 이행하지 않았다면 상대방은 이행을 최고하지 않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단순한 기일 지연과 그 시기를 놓치면 목적을 이룰 수 없는 계약을 구별하는 규정이다.
따라서 위 사례에서는 계약서에 날짜가 있다는 사실보다 행사 시점의 이행이 어떤 의미였는지가 중요하다. 행사 일정과 사용 목적, 늦은 이행을 받아도 되는지에 관한 협의가 판단 자료가 된다. 그 시기에 이행하지 않으면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최고를 생략할 수 있다는 것과 계약이 저절로 사라진다는 것은 다르다. 제545조는 상대방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한다. 갑이 해제를 선택했다면 무엇을 근거로 어떤 계약을 해제하는지 의사표시의 내용과 전달 경위를 분명히 남길 필요가 있다. 단순히 늦었다고 항의한 대화와 해제를 표시한 대화는 구별된다.
준비할 자료는 계약서와 행사 일정표, 시기의 중요성을 협의한 메시지, 해당 시점의 미이행 자료와 해제 통지다. 계약과 협의 자료는 특정 시기 이행이 목적에 필수였는지를, 일정표와 제공 내역은 그 시기에 이행하지 않았는지를, 통지는 갑의 해제 선택을 증명한다. 일부가 제공되었다면 실제 내역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제545조가 최고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금액의 반환과 손해배상 범위까지 자동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갑의 우선 과제는 계약 목적과 이행 시기의 연결을 자료로 보여 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