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담보를 내고 유치권 소멸을 구할까

유치권이 성립한 건물을 돌려받아야 하지만 피담보채권을 바로 갚기 어려운 채무자라면, 다른 담보를 제공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 민법 제327조는 채무자가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고 유치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한다. 유치권이 처음부터 없었다고 다투는 것과 다른 선택지다.

여기서 법이 정한 주체는 채무자이고, 요건은 상당한 담보의 제공이다. 언젠가 다른 재산을 담보로 주겠다는 말이나 상환계획서만으로 실제 담보 제공을 마친 것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무엇을 어떤 채권의 담보로 제공했는지, 그 담보가 상당하다고 볼 근거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유치권의 존재와 피담보채권액을 다투는 경우에는 그 다툼도 별도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가상의 사례로, 채무자가 자신이 가진 다른 부동산을 담보로 내고 유치권이 행사되는 건물을 넘겨받으려 한다고 하자. 담보로 제시할 부동산이 있다는 사실만 살필 것이 아니라 실제 권리관계와 선순위 부담, 담보 제공 내용이 어떻게 확정되는지 대조해야 한다. 겉으로 보이는 가액만으로 상당한 담보가 확보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제공할 담보와 담보하려는 채권을 연결해 설명한다.

유치권 소멸을 구하는 것이 원래 채권을 변제하는 행위와 같다는 뜻도 아니다. 제327조는 다른 담보 제공을 전제로 유치권의 소멸을 청구하는 규정이다. 따라서 채무 전액을 갚았다는 영수증 대신 어떤 담보를 실제로 제공했는지 보여 줄 자료가 문제 된다. 채권자와의 협의나 재판에서 무엇이 인정됐는지도 소멸 청구와 함께 확인해야 한다.

채권 발생자료와 정산내역, 유치물 목록, 제공할 담보의 권리자료와 가치에 관한 자료, 실제 담보 제공 문서를 준비한다. 정산내역은 담보 대상 채권의 범위를, 권리자료는 부담과 제공 가능한 권리를, 제공 문서는 약속이 실제 담보로 연결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소멸 청구 뒤에는 반환에 관한 합의나 처리 결과도 남겨 유치물의 인도와 다른 담보의 존속을 따로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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