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 대부분을 갚고 일부만 남았다면 시공사가 유치 중인 건물도 그 비율만큼 돌려주어야 할까. 민법 제321조는 유치권자가 채권 전부를 변제받을 때까지 유치물 전부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미 성립한 유치권의 목적물을 전제로 하면, 일부 변제만으로 물건을 금액 비율에 맞춰 잘라 반환해야 한다는 결론은 나오지 않는다.
이를 유치권의 불가분성이라고 한다. 일부를 갚아 남은 채권액이 줄어드는 것과 유치권 행사 대상이 줄어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다만 채권자가 처음 주장한 건물 전체가 실제로 유치물인지까지 제321조가 확인해 주는 것은 아니다. 붙잡고 있는 물건과 그 물건에 관한 채권의 관계, 점유 등 성립 요건은 민법 제320조에 따라 별도로 살펴야 한다.
가상의 사례로, 유치권이 성립한 건물에 관한 공사대금 중 상당 부분이 지급됐고 소유자가 지급 비율에 해당하는 층을 먼저 내놓으라고 요구했다고 하자. 지급내역은 남은 채권액을 확인하는 근거가 되지만, 그것만으로 유치물도 층별로 자동 분할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시공사가 공사계약과 관계없는 별도 건물까지 함께 유치한다고 주장하면 실제 목적물의 범위부터 따져야 한다.
확인할 자료는 공사계약서와 목적물 명세, 기성 내역, 정산서, 지급 영수증과 송금자료, 점유 현황을 보여 주는 자료다. 계약서와 명세는 어느 물건에 관한 채권인지, 정산과 지급자료는 어떤 채권이 얼마 남았는지를 밝히기 위한 것이다. 여러 계약이나 목적물이 섞였다면 한 장의 총액표만 만들지 말고 각각 연결해 읽어야 범위를 혼동하지 않는다.
경매 입찰자도 신고액이 줄었다는 말과 건물 일부를 바로 인도받을 수 있다는 말을 구별해야 한다. 유치권의 성립과 매수인에 대한 대항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면 그 판단부터 필요하다. 제321조는 유치권이 유효하게 존재하는 범위에서 일부 변제의 효과를 설명하는 규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