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권자가 물건을 계속 보관하느라 부담이 커졌다고 해서 채권 대신 그 물건을 자기 것으로 정하면 될까. 민법 제322조는 유치물을 경매하는 방법과 법원에 직접 변제충당을 청구하는 방법을 나누어 정한다. 물건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과 채권자가 마음대로 그 물건으로 정산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
제1항에 따라 유치권자는 채권의 변제를 받기 위해 유치물을 경매할 수 있다. 제2항의 직접 충당은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 감정인의 평가에 의하여 유치물로 변제에 충당하도록 법원에 청구하는 방법이다. 법원에 청구한다는 요건과 감정인 평가라는 기준이 있으므로, 보관 중인 사람이 스스로 가격표를 붙여 채권액과 같다고 선언하는 방식으로 대신할 수 없다.
제2항은 채무자에게 미리 통지할 것도 요구한다. 가상의 사례로, 유치권자가 물건의 보관이 곤란하다며 자기 추산 가격으로 가져가겠다는 안내를 채무자에게 보냈다고 하자. 통지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정당한 이유, 감정인 평가와 법원 청구가 모두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얼마로 충당하려는지와 경매 대신 직접 충당을 구할 사유를 구별해 준비해야 한다.
신청을 검토할 때는 유치권과 피담보채권을 보여 주는 계약 · 정산자료, 목적물의 명세와 현재 상태, 보관 상황, 평가자료와 사전 통지 내역을 모은다. 목적물 명세는 같은 물건을 대상으로 하는지, 보관 상황은 직접 충당을 구하는 이유를, 감정자료는 가치 판단의 근거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통지서와 도달 관련 자료도 사전 통지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보여 주도록 정리한다.
법원에 청구하기로 했다면 주장한 채권액과 목적물의 평가가 일치하는지도 대조한다. 감정가격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신청인의 채권 전부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물건을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유치권 성립까지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