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허가 취소 뒤 최저가격부터 다시 정할까

매각허가결정이 취소된 뒤 새 매각기일이 잡혔다면, 종전 가격을 유찰 때처럼 낮춰 다시 파는 절차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민사집행법 제134조는 제127조에 따라 매각허가를 취소한 경우 제97조부터 제105조까지를 준용하도록 한다. 취소의 법적 근거를 먼저 확인해야 다시 진행할 단계도 구별할 수 있다.

제127조는 제121조 제6호의 사실이 허가결정 확정 뒤 밝혀진 때, 매수인이 대금을 낼 때까지 취소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한다. 현저한 훼손은 천재지변 등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생긴 경우여야 하며, 중대한 권리관계 변동도 구별해 본다.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사유만으로 취소할 수는 없다.

민사집행법 제97조는 감정인 평가와 그 평가액을 참작한 최저매각가격 결정을 정한다. 제134조가 이 규정부터 준용하므로, 취소 후 재진행할 때 종전 감정액과 공고를 아무 검토 없이 그대로 사용할 것이라고 전제해서는 곤란하다. 다만 모든 사건에서 반드시 특정 비율로 가격이 내려가거나 자신이 원하는 금액으로 정해진다는 뜻은 아니다.

가상의 사례로, 허가결정 확정 뒤 중대한 권리관계 변동이 밝혀져 제127조에 따라 취소됐다고 하자. 종전 명세서의 인수조건과 취소결정이 인정한 변화, 이후 정해진 최저매각가격과 새 매각자료를 비교한다. 권리관계의 변화가 어느 자료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며, 종전 입찰가가 새 절차의 확정가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취소결정문, 이전 감정평가서와 명세서, 변동을 증명하는 등기자료나 현황자료, 새 매각공고를 준비한다. 결정문은 재진행의 근거를, 변동 자료는 종전 매각과 달라진 전제를, 새 공고는 현재 입찰조건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제127조가 아닌 다른 사유로 매각이 무산됐다면 제134조의 적용을 바로 단정하지 말고 그 사유에 맞는 절차를 확인한다. 입찰자는 이전 자료의 날짜와 새 자료의 작성일도 구분해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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