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기계가 압류됐고 앞의 몇 대를 매각한 대금만으로 채권과 집행비용을 충당할 수 있게 됐다. 압류조서에 남은 기계도 적혀 있으니 모두 팔아도 될까. 압류할 수 있는 범위와 실제 매각을 계속할 수 있는 한도는 단계가 다른 문제다. 압류됐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물건을 끝까지 매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민사집행법 제207조는 매각대금으로 채권자에게 변제하고 강제집행비용을 지급하기에 충분하게 되면 매각을 즉시 중지하도록 정한다. 매각이 끝난 뒤 채무자에게 남는 돈을 돌려주면 된다는 설명만으로 이 규정을 대신할 수 없다. 필요한 금액을 채웠는지 살펴 남은 매각의 계속 여부를 판단한다.
다만 제197조 제2항 및 제101조 제3항 단서에 따른 일괄매각에는 예외가 있다. 분리하면 경제적 효용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채무자가 동의한 경우 등이 해당한다. 여러 물건을 한꺼번에 압류했다는 사실과 법정 절차상 일괄매각인지 여부는 같지 않다. 압류조서에 물건이 함께 적혔다는 이유만으로 예외에 해당한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민사집행법 제188조 제2항도 압류를 청구금액 변제와 집행비용 변상에 필요한 한도에서 하도록 한다. 이는 압류 단계의 제한이고 제207조는 매각 진행 단계의 한도다. 처음 압류한 수량이 적절했더라도 일부 매각대금이 충분해지면 이후의 매각 여부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여러 기계를 따로 파는 가상 사례다. 채권자는 청구액과 이미 받은 돈, 집행비용 내역을 정리하고 집행관의 매각대금 내역과 맞춘다. 단순 예상가격 합계가 아니라 실제 매각으로 확보한 금액이 얼마인지, 일괄매각 예외가 적용되는 사건인지가 확인할 항목이다.
채무자도 남은 물건 목록만 보지 말고 현재까지의 매각과 비용 계산을 확인한다. 집행기록에서 청구액, 수령금액, 매각 방식과 미매각 물건을 대조해 중지할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일부를 팔았다는 사실만으로 채무 전부가 충족됐다고 가정하거나 압류됐으니 전부 팔아도 된다고 처리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