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이 정지돼도 압류물을 먼저 팔 수 있을까

동산 집행이 일시정지됐는데 압류한 물건의 값이 빠르게 떨어지고 보관비도 늘고 있다. 정지 중이니 어떤 처분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법은 일정한 정지서류가 제출된 경우에 압류물의 가치 보전을 위한 매각과 그 대금의 공탁을 허용한다. 보전 목적의 매각과 채권자에게 돈을 지급하는 일은 나누어 보아야 한다.

민사집행법 제198조 제3항은 제49조 제2호 또는 제4호의 문서가 제출된 경우를 정한다. 강제집행의 일시정지를 명한 재판 정본이나, 판결 뒤 변제를 받았거나 이행을 미뤄 주었다는 취지의 채권자 증서가 해당한다. 이들 문서에 따른 정지를 전제로 한 규정이므로 모든 정지나 취소 사유를 같은 것으로 묶지 않는다.

이 경우 압류물을 즉시 매각하지 않으면 값이 크게 내릴 염려가 있거나 보관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들 때 집행관은 그 물건을 매각할 수 있다. 정지했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팔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채권자가 임의로 매각할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 물건의 상태와 가격 하락 위험, 실제 보관 부담을 확인해 집행관이 판단할 사항이다.

같은 조 제4항은 이렇게 매각하면 집행관이 대금을 공탁하도록 정한다. 매각대금이 생겼으니 집행채권자에게 곧 지급하면 된다고 처리해서는 안 된다. 집행정지 중 물건을 돈으로 바꾸어 보전하는 절차이므로 매각 이후에는 그 대금이 어떻게 공탁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가상 사례다. 일시정지된 집행의 압류물이 특수한 보관시설을 필요로 하고, 보관료가 계속 발생한다. 정지결정 정본과 압류조서, 보관계약 및 실제 발생비용, 물건 상태를 보여 주는 자료를 연결한다. 막연히 오래 두면 손해라는 설명보다 어느 물건에 어떤 손실 위험이 있는지 밝히는 편이 판단에 도움이 된다.

채권자와 채무자는 제출된 정지서류의 종류부터 확인하고, 실제 매각이 이루어졌다면 매각내역과 공탁자료를 대조한다. 집행이 정지됐다는 이유로 보전 조치를 놓치거나, 반대로 보전매각을 최종 변제처럼 계산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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