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하기로 한 물건이 제삼자 때문에 망가졌다고 해서 받을 재산이 무조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1083조는 유증자가 목적물의 멸실 · 훼손 또는 점유 침해로 제삼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있으면 그 권리를 유증의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본다. 물건을 대신해 남은 손해배상청구권을 확인하는 규정이다.
가령 유언에서 특정 물건을 주기로 했는데 타인의 행위로 그 물건이 훼손된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이때는 원래 물건의 상태만 확인할 일이 아니다. 유언자에게 그 사람을 상대로 어떤 손해배상청구권이 남아 있는지 살펴야 한다. 물건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유언 내용을 지우기 전에, 그 손실에 대응하는 권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 조문은 유증의무자가 자기 돈으로 언제나 새 물건을 사 주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전제는 유증자에게 제삼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있다는 것이다. 손해의 원인과 청구 상대방, 청구할 권리의 존재가 확인되어야 하므로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배상액까지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손해배상 책임이 다투어지면 그 쟁점은 따로 검토해야 한다.
유언서도 끝까지 읽어야 한다. 민법 제1086조는 제1083조 등의 경우 유언자가 유언으로 다른 의사를 표시했다면 그 의사를 따르도록 한다. 원래 물건을 특정한 문장만 확인하고 대체 권리의 처리에 관한 별도 문구를 놓쳐서는 안 된다. 반대로 유언에 없는 대체 방법을 가족의 기대만으로 덧붙일 수도 없다.
준비할 자료는 목적물을 특정할 유언 문구, 사고나 점유 침해의 경위, 손해의 범위, 상대방과 주고받은 배상 관련 자료다. 이미 지급된 돈이 있는지도 별도로 확인한다. 이 글은 남아 있는 손해배상청구권의 유증 목적 대체에 관한 설명이며 보험금이나 모든 보상금을 같은 것으로 취급하는 근거는 아니다. 어떤 원인으로 누구에게 청구할 권리인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