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아래 일부 공간만 사용하기로 했다면 지번과 평면 면적만 적어 권리의 범위를 다 정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민법 제289조의2 제1항은 지하 또는 지상의 공간에 상하의 범위를 정해 건물이나 공작물 소유를 위한 지상권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다. 땅 전체가 아니라 어느 높이 · 깊이의 공간인지를 특정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예컨대 지하 시설을 위한 공간을 정하면서 지표에서 어느 부분까지 사용하는지 모호하게 두면, 지상 건축이나 다른 지하 공사와 권리 범위가 겹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같은 지번의 같은 평면 위치라도 수직 범위가 다르면 사용하는 공간이 달라질 수 있다. 단지 토지 일부를 쓰겠다는 표현만으로 상하 범위까지 밝혀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항 후단은 지상권 행사를 위해 설정행위로 토지 사용을 제한할 수도 있도록 한다. 공간 자체의 범위와 지상권 행사를 방해하지 않도록 두는 사용 제한은 각각 무엇을 정한 것인지 읽어야 한다. 부동산등기법 제69조는 지상권의 목적과 범위를 기록하고, 이 사용 제한 약정도 있으면 기록하도록 정한다.
이미 제삼자가 토지를 사용 · 수익할 권리를 가진 경우에는 소유자와 시설 설치자만 합의했다고 끝낼 수 없다. 민법 제289조의2 제2항은 그 권리자와 그 권리를 목적으로 하는 권리를 가진 사람 전원의 승낙이 있으면 구분지상권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다. 등기부에서 토지 위의 기존 권리를 확인하는 일이 새 공간의 도면만큼 중요한 이유다.
계약서와 범위 도면, 기존 권리의 등기사항 및 승낙 자료를 대조한다. 도면에서는 평면 범위와 상하 경계를, 계약서에서는 목적과 사용 제한을, 권리 자료에서는 누구의 승낙이 필요한지를 연결해 읽는다. 토지 일부가 범위라면 제69조 제6호의 도면 번호 기록도 검토한다. 깊이나 높이의 표현과 실제 도면이 어긋나지 않아야 이후 다른 이용이 권리를 침해하는지 설명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