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재산을 유증받은 사람이 일단 받지 않겠다고 했다가 값이 오른 뒤 다시 받겠다고 하면, 처음부터 선택하지 않은 경우와 같게 처리할 수는 없다. 민법 제1074조가 사망 후 언제든 유증을 승인하거나 포기할 수 있다고 정한 것은 선택할 수 있는 시기에 관한 규정이다. 이미 한 선택을 계속 바꿀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제1075조 제1항은 유증의 승인이나 포기를 취소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예를 들어 유언자 사망 후 집을 유증받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표시한 사람이 나중에 새 재산 정보를 얻은 상황을 생각해 보자. 이제 마음이 달라졌다는 이유와 애초의 의사표시에 취소할 법적 사유가 있었다는 주장은 구별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취소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제1075조 제2항은 제1024조 제2항을 준용하므로 사기나 강박 등 총칙 규정에 따른 취소 문제는 남는다. 이때에도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개월, 승인 또는 포기한 날부터 1년이라는 기간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언제든 선택할 수 있다는 말로 이미 한 포기의 취소 기한을 계산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먼저 처음의 말이나 문서가 무엇이었는지 보아야 한다. 유증 자체를 받지 않겠다는 뜻이었는지, 등기 비용을 누가 낼지 정해질 때까지 처리를 기다리겠다는 뜻이었는지가 다를 수 있다. 유언 원본으로 목적재산을 특정하고, 상대에게 보낸 문자나 서면의 전체 내용과 전달 시점을 모아 실제로 어떤 선택을 표시했는지 대조한다.
이미 승인이나 포기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면 단순 변심과 의사표시 하자를 나누어 다음 대응을 정한다. 사기나 강박을 주장하려면 그 경위와 언제 벗어났는지 보여 주는 자료도 필요하다. 여기서 다루는 것은 특정 유증의 승인 · 포기이며, 재산 전부나 일정 비율을 받는 포괄수증자의 상속인과 같은 지위 문제까지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것은 아니다. 받을 권리의 종류부터 확인해야 선택 시점과 번복 가능성을 섞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