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이 붙은 상속채권, 청산액은 누가 평가할까

한정승인 뒤 채권신고를 받았는데, 조건의 성취 여부나 존속기간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채권이 들어왔다면 청구서의 금액을 그대로 확정 채무처럼 적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불확실하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목록에서 빼는 것도 같은 문제를 낳는다. 청산에서 평가해야 할 대상인지부터 구별해야 한다.

민법 제1035조 제2항은 조건 있는 채권이나 존속기간이 불확정한 채권은 법원이 선임한 감정인의 평가에 따라 변제해야 한다고 정한다. 상속인이 임의로 적당한 비율을 정해 평가하거나 신고한 사람이 원하는 금액을 그대로 채택하는 방식과 다르다. 누가 평가하는지가 규정에 들어 있으므로, 가족끼리 합의한 계산표만으로 이 평가 절차를 대신했다고 볼 수는 없다.

먼저 계약서에서 금전 지급이 어떤 사실의 발생에 달려 있는지, 지급이 이어지는 기간을 무엇으로 정했는지 확인한다. 단순히 갚을 날짜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사정과, 채권의 조건이나 존속기간이 불확실하다는 사정도 나누어야 한다. 제1035조 제1항은 변제기에 이르지 않은 채권도 청산 절차에서 변제하도록 정하지만, 제2항은 불확실한 채권의 평가 방법을 따로 다룬다.

따라서 채권신고서의 총액만 모으지 말고 그 금액의 산식, 계약의 조건 조항, 조건에 관한 현재 자료와 지급 내역을 함께 확보한다. 이 자료는 주장한 금액이 맞는지 따지는 데 쓰일 뿐 아니라 어떤 권리를 평가 대상으로 제시해야 하는지도 설명한다. 조건이 무엇인지조차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정액부터 예상하면 평가의 전제가 틀어질 수 있다.

이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 채권까지 감정만으로 새로 만들어 주는 규정은 아니다. 채권의 성립 자체에 다툼이 있으면 그 다툼과 평가 문제를 나누어야 한다. 법원 선임 감정인의 평가가 필요한 유형인지 확인한 뒤, 계약서의 해당 조항과 현재까지의 이행 상태를 갖추어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 일반 만기 채무와 조건 있는 채권을 같은 칸에 적어 동일하게 계산하지 않는 것이 첫 단계다.

카카오톡 채널 상담하기
카카오톡 채널 친구추가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