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사망한 뒤 아버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숨졌다면, 자녀는 두 번의 상속을 구분해서 살펴야 한다. 특히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상속을 승인하거나 포기하지 않은 채 숙려기간 안에 사망했다면, 할아버지가 숨진 날부터 남은 며칠만 쓸 수 있다고 계산해서는 안 된다.
민법 제1021조는 상속인이 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않고 민법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안에 사망한 경우, 그 사람의 상속인이 자기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부터 민법 제1019조 제1항의 3개월을 새로 기산하도록 정한다. 앞선 상속의 선택권을 가진 사람이 사망해 다음 상속인이 그 문제까지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 관한 특칙이다. 두 번째 상속인이 자기에게 개시된 상속을 알게 된 때를 확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가족 안에서 사망이 연달아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기한이 새로 열리지는 않는다. 제1021조는 첫 상속인이 아직 승인·포기를 하지 않았고 숙려기간 안에 사망한 경우를 전제로 한다. 아버지가 이미 단순승인했거나 민법 제1026조에 따라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는 사유가 생겼다면, 앞선 상속을 같은 특칙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전제해서는 안 된다. 특별한정승인 같은 별도 문제도 해당 요건에 맞춰 따로 판단한다.
확인할 것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사망 기록뿐만이 아니다. 아버지가 앞선 상속을 언제 알았는지, 신고를 했는지, 재산 처분 등 선택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했는지와 자녀가 아버지의 상속을 알게 된 경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야 한다. 이 표에서 앞선 선택의 상태가 드러나야 단순히 사망일 두 개를 보고 잘못 계산하는 일을 피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