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용 가상 상황이다. A가 방과 주방이 있는 집을 빌려 실제 생활하면서 방 한 칸을 작업실로 쓴다. 임대인은 업무 공간도 있으니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주거와 다른 용도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법 적용이 곧바로 배제되지는 않는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2조는 주거용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 임대차에 적용하고, 임차주택 일부가 주거 외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에도 적용한다고 정한다. 이 가상 사례처럼 임차한 공간이 주거용 주택이라는 전제가 확인된다면 일부를 작업실로 쓰는 사정만으로 제외할 수 없다는 뜻이다. 법이 건물 전체를 오직 주거로만 써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무실에서 가끔 밤을 새우거나 침대를 놓았다는 사실만으로 그 공간이 주택이 된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제2조의 출발점은 임차 목적물이 주거용 건물인지다. 공부상 용도, 계약 내용, 실제 공간과 사용 형태가 다르면 어느 사실이 법적 판단에 영향을 주는지 추가로 살펴야 한다. 이 글은 모든 업무시설의 주택 해당 여부를 일률적으로 판단하는 기준까지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계약서에는 사무실로 적혀 있는데 실제로는 상시 주거에 제공됐다면 양쪽 자료를 함께 보관한다. 계약 당시 설명, 방과 주방의 배치, 입주 후 사용 상태를 확인할 자료가 도움이 된다. 건축물대장 한 장이나 임차인의 주장 한 문장만으로 혼합 사용의 성격을 확정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당사자 사이에서 허용한 용도와 실제 사용이 다른지도 확인할 사항이다.
법 적용 여부와 대항력 취득은 이어서 구분한다. 주거용 임대차에 해당해도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의 주택 인도와 주민등록 등 요건을 따로 갖춰야 한다. A는 우선 자신이 빌린 목적물이 실제 주거용이라는 전제를 확인한 뒤, 입주와 주소 신고가 언제 이뤄졌는지 대조해야 한다. 혼합 사용이라는 이유만 듣고 보호를 포기하거나, 잠을 잘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호가 완성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