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제곱미터를 침범한 건물 — 철거 손해가 커도 권리남용은 아니었다

이웃 건물 일부가 남의 대지 15제곱미터를 차지했다. 토지 소유자가 철거와 인도를 요구하자 건물 소유자들은 경계부터 다투었다. 분할 당시의 기준점이 없어 경계를 같은 방법으로 복원할 수 없고, 건물이 선 실제 경계를 믿고 샀다는 주장이었다.

대법원은 1991년 6월 14일 선고한 90다10346 판결에서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 사건 토지는 건물 경계가 아니라 분할 면적을 기준으로 지적도가 작성되어 있었다. 당시 방법으로 복원이 불가능해졌다면 분할측량원도와 현재 주변의 기준점을 토대로 측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사실상의 경계를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선을 토지 경계라고 주장할 수는 없었다.

건물 소유자들은 자신들 명의로 토지를 등기하고 10년 넘게 점유했으니 등기부취득시효도 완성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자기 토지의 등기가 지적도상 다른 필지인 침범 부분까지 나타내는 것은 아니었다. 그 부분까지 자기 명의로 등기되었다는 전제의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남은 주장은 철거가 권리남용이라는 것이었다. 지하 1층 · 지상 3층 건물을 일부 철거하면 손해가 막대하고, 토지 소유자에게 돌아갈 것은 폭 약 1.9미터의 빈 공간뿐이라고 했다. 13년 동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과 인접 토지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도 들었다.

법원은 손해의 크기를 비교하는 것만으로 권리남용이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오로지 상대방을 해치려는 목적이고 행사자에게 이익이 없으며, 객관적으로도 사회질서에 어긋나는지 살펴야 했다. 이 사건 토지 소유자는 침범 부분을 돌려받아 장래 건축에 이용할 가능성이 있었다.

따라서 철거 비용이 크다는 사정만으로 토지 소유자의 청구를 막지 못했다. 다만 모든 경계 분쟁에서 철거가 허용된다는 뜻은 아니다. 지적도와 측량의 기초, 점유 권원, 돌려받을 토지의 실제 이용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오래된 건물이고 철거 손실이 크다는 설명만으로는 이 판결이 요구한 권리남용의 요건을 채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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