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 총회 결의가 무효여서 매매계약도 무효가 된 사건이 있었다. 매도인은 받은 대금을 돌려주고 매수인은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해야 했다. 서로 돌려줄 의무가 맞물린 상황에서 악의 수익자인 매도인이 대금에 붙는 이자까지 지급해야 하는지가 문제 됐다.
대법원 2017. 3. 9. 선고 2016다47478 판결은 이 법정이자를 반환 지체로 인한 손해배상과 구분했다. 악의 수익자가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는 것은 부당이득반환 자체의 범위였다. 상대방의 등기 말소 의무와 동시이행관계라는 사정만으로 그 이자가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민법 제748조 제2항은 악의 수익자가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배상하도록 정한다. 이 사건에서는 민법상 연 5퍼센트의 법정이율을 적용하는 이자가 문제 됐다. 법원은 한편 소송촉진법상 지연손해금 청구를 배척한 원심 부분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부당이득을 돌려받는 소송이라고 해서 모든 이자를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 같은 방식으로 계산할 수는 없다. 받은 이익에 붙이는 법정이자와 반환채무를 늦게 이행한 데 따른 지연손해금은 발생 원인과 조건이 다르다. 악의 수익자인지라는 전제를 생략해 모든 반환 사건에 이자를 붙이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1다61869 판결은 송전선 무단 설치로 생긴 사용 이익을 다뤘다. 악의 수익자의 반환범위에 이자가 들어가고 그 이자의 이행지체에 따른 지연손해금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사건은 돈 자체를 받은 착오송금과 사실관계가 다르다.
반환청구를 준비한다면 무엇을 언제 받았는지, 상대가 법률상 원인이 없음을 알았는지, 서로 반환할 의무와 이행제공이 무엇인지를 구분해 적는다. 이자라는 이름 하나로 합치기보다 법정이자와 지연손해금 각각의 근거와 기간을 나눠야 위 판결들의 적용 범위도 분명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