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을 위한 임대차가 끝난 뒤 임대인이 임차인들의 동의 없이 점포 점유를 확보했다. 임차인들은 그 때문에 권리금 손해가 생겼다며 배상을 청구했다. 계약이 끝났다는 사정이 임대인의 행동을 정당화하는지와 그 행동으로 청구한 손해가 생겼는지가 함께 다퉈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2. 15. 선고 2021나59764 판결은 자력구제에 의한 권리 실현은 일반적으로 금지된다는 점을 전제로 삼았다. 임차인에게 점포를 계속 점유할 권리가 없더라도 법적 절차 없이 동의를 받지 않고 점유를 확보한 행위에는 불법행위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고 보았다.
그렇지만 법원은 청구된 권리금 손해까지 인정하지는 않았다. 임대인의 점유 확보 행위와 해당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해 임차인들의 배상청구를 배척했다. 행동이 부당할 수 있다는 판단과 그 행동 때문에 특정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단은 각각 성립 요건을 따져야 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을 근거로 계약이 끝난 임대인은 직접 점포를 확보해도 된다고 읽을 수는 없다. 반대로 임대인이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면 주장한 권리금 전액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도 곤란하다. 손해가 무엇이고 그 행동이 없었으면 이를 피할 수 있었는지 연결하는 자료가 필요하다.
임의 명도 특약 자체의 효력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해당 특약이 있는 모든 계약의 효력을 이 사건으로 정할 수는 없다. 항소심 판결은 상고기각으로 확정됐지만, 여기서 설명하는 이유는 하급심의 판단이며 대법원이 같은 문장을 직접 판시한 것으로 표시하지 않는다.
점포를 돌려받으려는 임대인은 계약 종료와 점유 이전 절차를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손해배상을 구하는 임차인이라면 점유가 바뀐 경위, 그 전의 권리금 관련 자료, 이후 손해가 발생한 과정을 함께 정리한다. 각자의 권리 주장에 더해 행동과 손해를 잇는 사실이 있어야 법원에서 같은 질문을 검토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