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이 정해진 집합상가에서 입점자로 구성된 번영회의 승인을 받아 업종을 바꾼 사안이 있었다. 제한업종을 독점적으로 운영할 지위가 있는 쪽은 그 승인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상가 안 단체가 허락했으니 충분한지, 누가 제한을 바꿀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3다45496 판결은 번영회의 승인을 적법한 업종변경 절차로 보지 않았다. 이 번영회는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들로 구성된 관리단이 아니었다. 입점자들이 모인 단체의 승인만으로 분양계약상 업종제한이 변경되지는 않았다.
특정 영업을 정해 분양하거나 구분소유자끼리 영업 종류를 정하는 것은 해당 업종을 독점적으로 운영하도록 보장하는 의미를 가진다. 법원은 구분소유자의 그 지위를 임차인 등 제삼자 사이의 합의로 바꿀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장사하는 사람들 사이에 합의가 있었다는 사정과 소유자들의 제한 변경은 구별된다.
업종변경을 어디까지 허용할지,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할지는 해당 분양계약과 규약을 합리적으로 해석해 판단한다. 따라서 모든 집합상가에서 같은 업종이 금지된다는 뜻도, 상가 안 단체의 승인이 언제나 무의미하다는 뜻도 아니다. 그 단체가 누구로 구성돼 있고 어떤 권한을 가졌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점포를 빌리거나 넘겨받을 때는 현재 임대차계약서만 읽어서는 업종제한의 전모를 알기 어렵다. 분양 당시의 업종지정, 관리단규약과 변경 내역, 승인한 단체의 구성과 의사결정 자료를 함께 살펴야 한다. 건축물 용도에 맞는 영업이라는 설명만으로 이 사법상 제한까지 정리되지는 않는다.
이 사건은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확정됐다.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제한을 바꿀 권한이 있는 주체와 필요한 동의 절차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임대인이나 기존 입점자가 괜찮다고 말했다는 사실만으로 독점 업종을 둘러싼 분쟁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