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할 물건이 여럿이면 채무자 사정도 볼까

사업장에 압류할 수 있는 장비가 여럿 있다. 채무자는 그중 최근까지 쓰던 장비보다 당장 쓰지 않는 장비를 먼저 압류하면 영업에 덜 지장이 있다고 설명한다. 집행관은 이런 사정을 볼까? 압류할 유체동산을 고를 때 채권자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채무자의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

민사집행규칙 제132조는 어느 물건을 선택할지 판단하는 주체를 집행관으로 두고 있다. 채무자가 자기에게 편한 물건을 일방적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가령 사용하지 않는 장비로 바꿨을 때 처분이 훨씬 어렵거나 필요한 금액을 충당하기 어렵다면, 그런 사정도 선택에 영향을 준다. 채무자가 받는 불편만 설명해서는 채권자의 이익에 영향이 없는지 알기 어렵다.

민사집행법 제188조 제2항에 따르면 압류는 청구금액의 변제와 집행비용의 변상에 필요한 한도에서 해야 한다. 그 범위에서 어떤 물건을 고를지가 이 글의 문제다. 한도를 넘길 수 있는지와 어느 동산을 먼저 압류할지는 기준이 다르므로, 물건별 가치와 실제 이용 상황을 나눠 확인한다.

처음부터 압류가 금지되는 물건이라면 별도 검토가 필요하다. 민사집행법 제195조 제6호는 주로 자기 노동으로 직업이나 영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될 도구 등을 보호한다. 이 글의 예시는 압류 가능한 물건들 사이의 선택을 전제로 한다. 일을 하는 데 쓰인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장비든 반드시 압류 대상에서 빠지는 것은 아니다.

집행 현장에서 사정을 설명하려면 각 물건의 용도, 현재 사용 여부, 가치와 처분 가능성을 보여 주는 자료를 준비하자. 어떤 물건을 대신 선택해도 채권 회수에 왜 불리하지 않은지, 그 선택으로 채무자의 어떤 불편을 줄일 수 있는지가 함께 드러나야 집행관이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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