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형제의 권유로 상속포기를 신고하면서 절차 비용을 먼저 냈다. 그 형제도 포기로 이익을 얻으니 비용 전부를 부담해야 할까. 누가 신고를 권했는지와 법률상 절차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는 나누어 보아야 한다.
상속포기 신고의 수리는 가사비송사건이다. 가사소송법 제34조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비송사건절차법 제1편을 준용하되 제15조는 제외한다. 따라서 일반 민사소송의 승패에 따른 비용 부담을 포기 신고에 그대로 대입해서는 안 된다.
비송사건절차법 제24조는 재판 전의 절차와 재판의 고지 비용을 원칙적으로 사건의 신청인이 부담하도록 정한다. 부담할 사람을 특별히 정한 경우는 제외하고, 검사가 신청한 경우에는 국고에서 부담한다. 형제가 신고를 권했다는 사실만으로 이 조문의 신청인이 그 형제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다른 관계인에게 비용을 부담시킬 길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비송사건절차법 제26조는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법원이 원래 비용을 부담할 사람이 아닌 관계인에게 전부나 일부의 부담을 명할 수 있도록 한다. 특별한 사유와 법원의 판단이 필요한 구조다. 다른 가족에게 이익이 돌아간다는 말만으로 모든 사건에서 전액 부담명령이 나오는 규정은 아니다.
비송사건절차법 제25조는 법원이 제24조의 비용에 관해 재판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면 금액을 확정해 사건의 재판과 함께 하도록 한다. 지출 영수증의 합계와 법원이 부담하도록 정한 비용은 구별해야 한다. 신청서와 비용 관련 결정문에서 어떤 항목을 누구에게 부담시켰는지 먼저 확인하자.
이 규정의 대상은 재판 전 절차와 고지 비용이다. 가족이 따로 맡긴 업무의 보수나 고인의 모든 빚까지 같은 비용이라고 묶어 청구하는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 비용 내역, 납부한 사람, 별도 합의 유무와 재판 내용을 나누어 정리하자. 법원선임 상속재산관리의 비용 특칙을 포기 신고 자체의 비용에 그대로 옮겨 쓰는 것도 피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