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상속인이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혼자 고인의 재산을 팔았다. 상속재산을 처분했으니 이제 상속포기를 할 수 없을까. 처분계약의 효력과, 그 행위가 미성년자의 법정단순승인으로 연결되는지는 나누어 살펴야 한다.
민법 제1026조 제1호는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단순승인으로 보는 사유로 정한다. 주석 민법 상속 제6판의 해당 해설은 미성년자의 경우 법정대리인이 대리하거나 본인이 그 동의를 받아 한 행위를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한다. 누가 매매계약서에 서명했는지만으로 끝낼 문제는 아니다.
해설은 미성년자가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단독으로 상속재산을 매도한 유형을 직접 든다. 이 경우에는 처분계약에 무효 · 취소 사유가 있을 때 단순승인으로 볼지라는 논의와 별개로, 법정단순승인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한다. 문헌의 해석이며 직접 판결을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5조는 미성년자의 법률행위에 원칙적으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요구하고, 이를 어긴 행위는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한다. 매매계약을 실제로 취소할 사유와 방법을 살피는 일은 여전히 필요하다. 다만 계약을 취소하지 않았다는 말과, 상속인의 단순승인 의사를 그 처분에서 인정할 수 있는지는 같은 질문이 아니다.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처분이 이 예외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법정대리인의 대리나 동의가 있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또한 그 처분이 단순승인 사유가 아니라고 해서 신고기간까지 새로 생기지는 않는다. 민법 제1020조가 정한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한 기간, 기간 도과 등 다른 단순승인 사유를 따로 검토해야 한다.
계약서의 당사자와 서명, 당시 법정대리인 및 동의 자료, 실제 재산 이동과 신고 경과를 정리하자. 본인이 혼자 했다는 설명만 듣고 법정대리인의 관여가 없었다고 확정하지 않는다. 상속포기를 준비한다면 이 문헌상 예외와 적법한 신고 요건을 각각 확인하고, 거래 상대방과의 계약관계가 모두 해결된 것으로 보아서도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