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초과를 뒤늦게 안 사람이 특별한정승인을 준비한다. ‘빚을 몰랐기 때문에 단순승인한 것’까지 증명해야 할까. 채무초과를 몰랐다는 요건과, 그것이 당시 선택의 결정적 이유였다는 요건은 구별해야 한다.
민법 제1019조 제3항은 일반 고려기간 안에 중대한 과실 없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한 경우,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할 수 있도록 한다. 기간을 넘기거나 처분행위를 하여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는 경우도 이 규정에 포함된다. 그러나 모든 단순승인 뒤에 이유 없이 다시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주석 민법 상속 제6판의 제1019조 해설은 중대한 과실이 없었던 이상, 채무초과에 관해 착오했는지 단순히 몰랐는지, 그 사정이 승인이나 처분, 기간 도과의 결정적인 이유였는지는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몰랐다는 사실이 없었다면 자신은 반드시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사정까지 추가 요건으로 삼지 않는 문헌의 입장이다.
그렇다고 당시 아무 확인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언제나 무관해지는 것은 아니다. 민사소송에서 중대한 과실 없이 기간 안에 몰랐다는 요건의 증명은 남는다. 어떤 자료를 보았고 어떤 관계에서 재산과 채무를 알 수 있었는지 살펴야 한다. 마음속 선택 동기의 증명과, 당시 인식 및 조사 경위의 증명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착오를 이유로 단순승인 자체를 취소하려는 문제와도 구별한다. 특별한정승인은 그 요건에 따라 책임을 상속재산 한도로 제한하는 절차다. 이번 문헌의 설명을 총칙상 착오 취소의 요건도 필요 없다는 뜻으로 옮기지 않는다. 검토하는 구제수단에 맞춰 요건을 구별해야 한다.
사망과 상속인지 경위, 단순승인이 된 과정, 당시 확인할 수 있었던 자료, 채무초과를 알게 된 날짜를 정리하자. 선택을 추측하는 설명보다 법정 요건을 뒷받침할 사실을 제시해야 한다. 위 내용은 문헌 해석이며 특정 사건의 중대한 과실 유무나 신청 결과를 확정한 것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