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를 마친 자녀가 뒤늦게 부모의 생전 증여나 유언을 알게 됐다. 빚은 받지 않되 유류분만 청구할 수 있을까. 상속포기가 적법하고 유효하다는 전제에서 포기한 사람 자신의 유류분권을 살핀다.
민법 제1112조는 상속인의 유류분을 정한다. 직계비속이나 배우자라는 가족관계만 확인하고, 모든 경우에 일정 몫을 따로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실제로 그 상속에서 권리자의 지위를 갖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법정상속분에 비율을 곱하는 계산은 그다음 문제다.
주석 민법 상속 제6판의 제1112조 해설은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하면 유류분권도 없게 된다고 설명한다. 특정 판결이 아닌 문헌의 설명이다. 민법 제1042조도 포기의 효력이 상속개시 때로 소급한다고 정한다. 유효하게 포기하면서 고인의 빚만 제외하고 자신의 유류분권은 남겨 둔다는 전제로 청구해서는 안 된다.
부모 생전에 작성한 포기각서와도 구별하자. 사망 전 가족에게 각서를 써 준 사실만 있는 상황을, 사망 후 가정법원에 신고해 적법하게 상속을 포기한 상황과 같다고 볼 수는 없다. 민법 제1041조가 정한 포기신고와 기간, 실제 심판 및 그 효력에 관한 자료부터 확인해야 한다. 서류에 포기라고 적혀 있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2026년 3월 17일 이후 개시된 상속에 적용되는 제1115조 제1항의 가액 지급 청구도 유류분권리자를 전제로 한다. 청구 방식이 돈을 받는 구조라는 이유로, 적법하게 포기한 사람에게도 그 지위가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청구할 기간이 남았는지를 따지기 전에 자신에게 청구권이 있는지부터 검토해야 한다.
사망일, 포기신고와 수리 자료, 유언 및 증여 내용을 나란히 정리하자. 자신이 부족한 몫을 요구하는 사람인지, 다른 사람의 청구를 받은 수증자인지도 구별한다. 위 설명은 유효한 포기자의 본인 권리에 관한 것이다. 포기 취소나 무효의 사유가 있는지, 받은 재산을 둘러싼 다른 청구가 가능한지까지 이 결론 하나로 정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