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상속을 포기해도 앞선 상속의 선택권은 받을까

할아버지가 사망한 뒤 아버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아버지의 상속은 포기하되, 아버지가 결정하지 못했던 할아버지 상속의 승인 · 포기 권한만 따로 넘겨받을 수 있을까. 두 번의 상속을 구별한다는 말이 두 번째 상속을 포기하면서 그 안의 권한만 남겨 둔다는 뜻은 아니다.

민법 제1021조는 상속인이 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않고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안에 사망한 경우를 정한다. 그 사람의 상속인이 자기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부터 다시 기간을 계산한다. 먼저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상속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숙려기간 안에 사망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주석 민법 상속』 제6판의 제1021조 해설은 아버지의 상속을 포기한 사람은 앞선 상속의 승인 · 포기 권한도 승계하지 않아 제1021조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설명한다. 권한을 넘겨받는 근거가 두 번째 상속인데, 그 상속을 포기한 경우까지 기간만 새로 주는 규정으로 읽지 않는 것이다. 이는 주석이 문헌을 근거로 설명한 내용이다.

민법 제1042조는 상속포기의 효력이 상속개시 때로 소급한다고 정한다. 아버지의 상속을 포기했는지 확인할 때에는 신고서를 냈다는 말만 듣지 말고 실제 신고와 수리심판의 대상 피상속인도 맞춰 보자. 어느 상속을 포기한 것인지 다르면 앞선 권한을 넘겨받았는지 판단할 출발점도 달라진다.

이 문제를 아버지가 이미 단순승인한 뒤 사망한 경우와 섞어서는 안 된다. 제1021조의 승인 · 포기 전이라는 전제가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상속인이라는 가족관계만 확인하지 말고 그 권한을 실제로 넘겨받는 관계인지 살펴야 한다.

각 사망일, 아버지가 상속을 알게 된 경위와 선택 상태, 자신의 포기신고 및 심판을 시간순으로 정리하자. 이 설명은 아버지를 거쳐 권한을 승계하는 관계에 관한 것이다. 다른 가족의 포기 뒤 별도의 상속순위로 직접 상속인이 되는 문제나, 특별한정승인권 승계의 요건까지 한 번에 확정하는 답으로 쓰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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