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면책 뒤 빠뜨린 판결금도 물려받을까

부모가 생전에 파산 면책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사망 뒤 판결금 청구가 자녀에게 왔다. 고인의 면책이 확정됐는지와 그 판결채권이 실제로 면책 대상이었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수원지방법원은 2022년 7월 20일 선고한 2021가단15068 판결에서 이 문제를 다뤘다. 고인은 임대차보증금 일부를 반환하라는 판결을 받고, 약 4년 뒤 파산 · 면책을 신청했다. 그런데 채권자목록에는 그 판결에 따른 채무가 빠져 있었다. 뒤의 소송 도중 고인이 사망하자 한 자녀는 상속을 포기하고 다른 자녀는 한정승인했다.

한정승인한 자녀는 고인이 면책받았고, 당시 정신이 없어 채무를 잊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고인이 앞선 소송에서 채무를 다퉜고 패소판결에 항소하지 않아 확정된 경위를 살폈다. 그 채무를 알고 있었는데도 목록에 적지 않았다고 판단해 면책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제7호는 악의로 채권자목록에 쓰지 않은 청구권을 비면책채권으로 정한다. 이 사건에서 확인한 것은 고인이 면책결정 전에 채무의 존재를 알았는지였다. 상속인이 사망 뒤 그 빚을 처음 들었더라도 고인의 당시 인식과는 구별해 판단해야 한다. 법원은 알고 있던 채무를 과실로 누락한 경우와 존재 자체를 몰랐던 경우도 구별했다.

법원은 포기한 자녀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고, 한정승인한 자녀에게는 고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 범위에서 지급하도록 했다. 고인의 면책 항변이 배척됐다고 한정승인자의 고유재산에까지 제한 없이 책임을 넓힌 판결이 아니다.

옛 판결과 소송서류, 고인의 파산 채권자목록, 면책결정 · 확정자료 및 각 상속인의 심판을 함께 보자. 현행 제566조 제7호는 채권자가 파산선고 사실을 알았던 때의 예외도 둔다. 모든 누락이 비면책이라는 뜻으로 일반화하지 말아야 한다. 이 사례는 고인의 누락채무가 비면책으로 남았다는 판단이며, 실제 면책된 채무의 상속 여부에 관한 일반 결론까지 제시한 것은 아니다.

카카오톡 채널 상담하기
카카오톡 채널 친구추가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