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을 신청하면서 통장 잔액을 앞으로 쓸 생활비로 정해 두었다고 그 돈 전부가 자동으로 재단에서 빠지는 것은 아니다. 법이 압류를 금지한 재산과, 채무자의 신청을 받아 법원이 면제하는 재산은 근거가 다르다. ‘생활비’라는 사용 목적만으로 두 제도를 같게 볼 수 없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83조 제1항은 압류할 수 없는 재산을 파산재단에서 제외한다. 예금의 압류금지 범위는 민사집행법 제246조와 그 시행령에 따른 요건을 따로 살핀다. 특정 통장 한 개의 잔액만 보고 보호되는 예금의 총액을 정해서도 안 된다. 일반 예금과 생계비계좌의 보호 규정도 구별해야 한다.
반면 제383조 제2항 제2호는 채무자와 피부양자의 6개월 생계비에 사용할 특정 재산을, 법원이 신청에 따라 정해진 금액 안에서 면제할 수 있도록 한다. 앞으로 쓸 모든 예금이 아니라 어떤 재산의 어느 부분을 면제해 달라는 것인지 특정해야 한다. 자동 제외되는 재산에 관한 제1항과 달리 법원의 면제 판단이 필요하다.
현재 시행령 제16조 제2항은 상한을 파산선고 당시 4인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40퍼센트에 6을 곱한 금액으로 정한다. 예전에 본 고정 금액을 그대로 적용하거나 본인 가구원 수의 중위소득으로 산식을 바꾸어서는 안 된다. 이 상한액 전부가 누구에게나 자동 지급되거나 남겨지는 것도 아니다.
면제신청은 제383조 제3항에 따라 파산신청일 이후부터 선고 후 14일 이내에 목록과 소명자료를 첨부한 서면으로 한다. 생활비 예금을 정리할 때는 먼저 법정 압류금지 범위인지 확인하고, 별도 면제를 구한다면 재산과 요청 범위, 생활에 필요한 사정을 나누어 설명하자. 은행에서 돈을 찾을 수 있는지와 파산재단에서 제외되는지는 같은 절차의 질문이 아니므로, 결정된 면제 범위도 실제 결정서로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