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개인파산을 할 수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빚이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만으로 파산이 보장되지도 않는다. 현재와 앞으로의 변제능력을 구체적으로 살피는 지급불능 판단과, 다른 절차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판단을 구별해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5조 제1항은 지급할 수 없는 경우를 파산원인으로 정한다. 대법원 2009. 5. 28.자 2008마1904 · 1905 결정은 젊고 건강하다거나 장래 소득으로 일부라도 갚을 수 있다는 추상적 사정만으로 지급불능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구체적인 장래 소득과 필수 생계비를 살펴 변제능력을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사건 채무자는 배달업무로 소득을 얻고 있었고 장애가 있는 어머니를 부양했다. 원심은 노동능력이 있고 일부 변제가 가능해 보인다는 이유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장래 소득, 부양에 필요한 생계비와 실제 가용소득을 구체적으로 산출하지 않은 판단을 문제 삼아 파기환송했다. 당시 소득액이나 생계비 기준을 오늘의 합격선으로 바꿔 읽어서는 안 된다.
다만 지급불능이 인정되는지와 파산절차 남용인지는 별도로 심리한다. 같은 결정은 반복적인 수입에서 필수 지출을 공제한 돈으로 상당한 채무를 계속 변제할 수 있어 회생을 충분히 도모할 수 있는 경우를 설명했다. 제309조 제2항에 따른 남용 판단도 장래 수입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예상만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급여명세, 일할 수 있는 사정, 실제 부양과 필수 지출, 자산과 채무를 함께 대조하자. 월급 액수 하나를 기준으로 파산과 회생을 정하는 대신 변제에 쓸 수 있는 돈이 실제로 얼마인지 설명해야 한다. 파기환송된 이 결정이 모든 저소득자의 파산선고나 면책을 허가한 것은 아니며, 각 신청의 지급능력과 절차상 사정을 따로 판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