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채무를 한정승인 재산목록에는 적었지만, 본인의 개인파산 채권자목록에서는 빠뜨렸다. 한정승인 심판을 받았으니 빚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개인 면책의 효력도 미칠까. 두 목록의 목적과, 채무의 존재를 실제로 알고 있었는지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수원지방법원은 2023년 10월 18일 선고한 2022나89357 판결에서 상속인의 면책 항변을 배척했다. 상속인은 개인파산 절차 도중 고인 빚을 청구하는 소장을 받았고, 그 뒤 특별한정승인 신고를 수리받았다. 그러나 자신의 파산사건 채권자목록에는 해당 채권을 넣지 않았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제7호는 악의로 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청구권을 비면책채권으로 정한다. 판결은 면책결정 전에 채무 존재를 알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존재를 몰랐다면 모른 데 과실이 있어도 다르지만, 알고 있었다면 과실로 누락했어도 해당할 수 있다는 기준이다.
상속인은 늦어도 소장을 받은 때에는 그 빚을 알았다. 다음 날 파산사건에 낸 서류에도 고인의 은행권 대출 등을 알게 됐다고 적었고, 한정승인 재산목록에도 그 채무가 표시돼 있었다. 그럼에도 개인파산 목록을 수정하지 않았다. 한정승인이 받아들여져 빚이 없다고 생각했다는 설명은 배척됐다.
법원은 특별한정승인 요건도 부정했지만, 면책 항변은 별도로 심리했다. 한정승인은 채무 자체를 지우는 제도가 아니므로 책임재산과 채무의 존재를 같게 적으면 안 된다. 현행 제566조 제7호 단서는 채권자가 파산선고 사실을 안 때의 예외도 둔다. 따라서 목록 누락만으로 언제나 비면책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소장 송달일과 본인이 낸 진술서, 한정승인 목록, 개인파산 목록 및 보완 제출기록을 대조하자. 이 사건은 채무 인식과 누락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하급심 사례다. 다른 사건에서는 언제 어떤 채무를 알았는지, 채권자에게 절차 참여의 기회가 있었는지까지 실제 자료에 맞춰 검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