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빚을 보증한 부모가 사망했는데 뒤늦게 몰랐다고 한다면

내 대출을 부모가 연대보증했고 나는 그 대출로 파산 · 면책을 받았다. 훗날 부모의 보증채무를 상속한 뒤에는 그 빚을 몰랐다며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을까. 본인 파산기록이 상속채무를 언제 알 수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자료가 된 사례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17년 1월 13일 선고한 2016나3892 판결에서 상속인의 책임 제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속인이 직접 대출받은 돈을 고인이 연대보증했다. 상속인은 고인 사망 뒤 소송이 진행되자, 가족과 연락이 끊겨 사망도 늦게 알았다며 특별한정승인을 신고해 수리심판을 받았다.

그러나 상속인은 이미 고인 생전에 그 대출에 관해 파산선고와 면책허가결정을 받은 적이 있었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사망 당시 고인의 연대보증채무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봤다. 자신의 면책절차가 있었다는 기록이 뒤늦게 알았다는 설명과 함께 검토된 것이다.

법원은 이 사정 하나만 본 것은 아니다. 계속 유지된 주소와 다른 형제와의 관계, 다른 상속인이 소장을 받자 찾아와 함께 소송한 경위, 항소심에서야 사망을 몰랐다고 주장한 점도 살폈다. 재산목록의 적극재산은 예금잔액 104원뿐이었다. 이를 종합해 사망 당시 채무초과를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하면 알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현행 민법 제1019조 제3항도 일반 기간 안에 중대한 과실 없이 채무초과를 몰랐다는 요건을 둔다. 이 판결은 보증 사실을 안 날과 채무초과를 안 날이 항상 같다는 기준이 아니다. 본인의 면책이 부모의 보증채무에 미치는 효과까지 별도로 판시한 사건으로 바꿔 설명할 수도 없다.

본인 대출과 보증계약, 과거 파산 · 면책기록, 고인 사망 당시 재산자료 및 가족 연락 경위를 나누어 확인하자. 가정법원 수리심판만으로 민사상 효력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과거 채무 정리 과정에서 고인의 보증과 재산 상태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는지 자료로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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