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조건부채권으로 상계하면 담보도 필요할까

상속재산에 받을 돈도 있고 갚을 돈도 있는 채권자가, 조건이 붙은 채권으로 상계를 하려 한다. 법이 상계를 허용한다면 두 돈을 맞춰 없앴다고 알리는 것으로 끝날까. 해제조건부채권에는 상계액을 보호하기 위한 별도의 규정이 있다.

민법 제147조 제2항은 해제조건이 붙은 법률행위가 조건이 성취한 때부터 효력을 잃는다고 정한다. 따라서 조건이 성취해야 효력이 생기는 정지조건과 구별해야 한다. 같은 조 제3항의 소급효 약정도 확인할 일이다. 조건이라는 말만 보고 두 유형을 같게 볼 수는 없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17조는 파산채권자의 채권이 파산선고 때 해제조건부인 경우에도 상계할 수 있도록 정한다. 다만 파산선고 당시 채무를 부담하는 파산채권자의 상계를 다룬다는 출발점과 다른 상계 금지 요건은 따로 살필 일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19조는 해제조건부채권을 가진 사람이 상계를 하면 그 상계액에 관해 담보를 제공하거나 임치를 하도록 한다. 상계할 수 있다는 말만 보고 이 후속 조치를 빼서는 안 된다. 법은 담보 제공과 임치를 선택 구조로 적고 있으므로, 무조건 두 가지를 모두 해야 한다고 설명하는 것도 다르다.

이 문제는 상속인의 고유 보험금과 고인의 빚을 맞춰도 되는지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서로 어떤 채권과 채무를 가진 당사자인지, 파산절차에서 행사하는 채권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상속인과 상속재산의 재원이 다르면 같은 상계라고 전제할 수 없다.

계약의 조건 문구, 두 채권의 주체와 금액, 파산선고일 및 상계 자료를 모으자. 담보나 임치를 어떻게 확인할지도 관재인과 실제 절차에 맞춰 살펴야 한다. 조건이 붙어도 항상 상계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계 가능성과 그 액수를 위한 보호 조치를 같은 것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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