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집행 비용은 집행자가 자기 돈으로 부담할까

유언집행자가 일을 맡았다는 이유로 집행에 드는 돈까지 모두 자기 돈으로 부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1107조는 유언의 집행에 관한 비용을 상속재산 중에서 지급하도록 정한다. 누가 일을 맡았는지와 그 일을 위해 든 비용을 어느 재산에서 지급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가령 유증할 재산을 확인하고 넘기는 과정에서 집행자가 비용을 먼저 지출한 상황을 생각해 보자. 이때는 영수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상속재산에서 전액을 돌려받는다고 결론 내리기보다, 어떤 집행 업무를 위해 쓴 돈인지부터 연결해야 한다. 유언 내용의 확인이나 목적 재산의 관리와 무관한 집행자의 개인 지출까지 이 조문의 비용으로 묶을 수는 없다.

정산표에는 지출 날짜, 지급한 상대방, 사용 목적, 관련 유언 항목, 실제 지급액을 함께 적는 편이 좋다. 한 장의 청구서에 집행 비용과 다른 사무 비용이 섞였다면 항목을 구분해야 한다. 상속인에게는 합계만 알려 주기보다 그 비용이 어떤 집행에 필요했는지를 설명할 자료를 제시한다. 지출한 사람의 설명과 돈이 실제로 나간 내역도 맞아야 한다.

집행에 대한 보수와 비용도 같은 항목이 아니다. 집행자가 일을 한 대가를 받는 문제와 우편료 등 집행 과정에서 실제로 사용한 비용을 정산하는 문제를 한 금액으로 적으면 다툼이 생기기 쉽다. 비용을 지급하는 조문이 있다는 것만으로 집행자가 원하는 보수까지 정해진다고 볼 수 없다.

상속재산에 현금이 부족하거나 지출의 필요성에 의견이 갈리는 경우에도 비용이라는 이름만으로 재산을 임의 처분할 권한이 새로 생기지는 않는다. 우선 유언과 집행 범위를 확인하고, 예정 비용과 이미 쓴 비용을 나누어 정리해야 한다. 집행자는 지출 증빙을 남기고 상속인은 비용의 근거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정산의 출발점을 맞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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