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승인 취소 뒤 포기, 처음 채권자에게 알려야만 할까

고인의 채권자 한 명에게 상속을 단순승인하겠다는 뜻을 전했는데, 나중에 사기나 강박에 따른 취소를 검토하게 됐다. 취소 뒤 상속포기를 신고하려면 처음의 채권자에게 취소 의사를 밝혀야만 할까. 이미 수리된 상속포기를 다시 취소하는 절차와는 구별해야 한다.

주석 민법 상속 제6판의 제1024조 해설은 단순승인의 취소 방식에 가사소송법상 별도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설명한다. 특정 이해관계인에게 단순승인했다면 취소 의사도 그 사람에게 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고 소개한다.

이 해설은 다른 입장을 택한다. 단순승인은 방식에 제한이 없는 상대방 없는 의사표시이고, 특정 이해관계인에게 했더라도 대세적 효력이 있으므로 취소 의사표시가 반드시 그 사람에게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채권자 한 명에게 승인했다는 사실만으로 취소를 표시할 상대방까지 그 사람으로 고정하지 않는다는 문헌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취소 사유나 의사표시 없이 새 포기신고만 내면 된다는 뜻은 아니다. 민법 제1024조 제2항은 총칙에 따른 취소를 별도로 인정하면서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개월, 승인 또는 포기한 날부터 1년이라는 기간을 정한다. 단순한 변심인지, 취소할 사유가 실제 있는지와 언제 어떻게 취소 의사를 밝혔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후속 신고에도 설명을 이어 둘 필요가 있다. 위 해설은 법률관계를 획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단순승인을 취소한 뒤 가정법원에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신고할 때 종전 단순승인을 취소하는 취지임을 함께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이는 해설의 권고이며, 법에 없는 별도 수리절차나 특정 양식이 언제나 필수라는 설명은 아니다.

처음의 승인 문구와 전달 경위, 취소 원인과 의사표시 자료, 포기신고 내용을 함께 맞춰 보자. 민법 제1041조의 가정법원 포기신고는 취소 통지와 별개의 행위다. 어떤 통지 방식이면 취소가 완성되는지나 새로운 포기기간이 자동으로 생기는지까지 이 설명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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