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를 맡긴 사람도 제삼자 손해를 배상할까

공사를 맡긴 현장에서 작업자가 이웃의 재산에 손해를 입혔다면, 일을 주문한 사람도 언제나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지 관계를 나누어 보아야 한다. 민법 제757조는 수급인이 맡은 일에 관해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를 도급인이 배상할 책임은 없다고 정한다. 다만 도급이나 지시에 관해 도급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면 예외다.

가상의 사례로 자기 건물의 공사를 업체에 맡겼는데 공사 중 옆 건물의 물건이 파손됐다고 하자. 일을 맡긴 사람, 일을 맡아 수행한 사람, 손해를 입은 제삼자를 먼저 구분한다. 계약 명칭만 도급이라고 적었다는 사실로 실제 관계까지 모두 확정해서는 안 된다. 계약의 업무 범위와 작업 수행 방식에 관한 자료는 누가 어떤 지위로 일을 맡고 진행했는지를 확인하게 한다.

도급인의 예외 책임은 단지 손해가 컸다거나 공사를 부탁했다는 사정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조문은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한 중대한 과실을 요구한다. 무엇을 맡겼고 어떤 지시를 했으며 그 과정의 무엇이 중대한 과실이라는 것인지 특정해야 한다. 계약서와 작업 지시, 현장 연락과 위험을 알린 기록은 이런 경과를 확인하는 자료다. 손해 사진과 수리 내역은 결과를 보여 주지만 그 자체로 도급인의 지시 내용이나 중대한 과실까지 대신 증명하지는 않는다.

또 제757조에서 도급인의 책임이 부정된다는 설명과 손해를 가한 수급인 등의 책임까지 없다는 설명은 다르다. 누가 누구에게 어떤 행위를 이유로 배상을 요구하는지 구분해 검토해야 한다. 공사를 맡겼다는 한 사실만으로 모든 청구를 도급인에게 집중하거나, 반대로 업체가 한 일이라는 이유로 도급 · 지시 경과를 전혀 확인하지 않는 결론을 피한다. 분쟁이 생기면 실제 계약 관계, 작업 중 가해행위, 도급인의 지시와 관련 사정, 손해 자료를 나누어 준비한다. 제삼자가 다쳤거나 재산이 손상됐다는 결과와 도급인에게 적용할 책임 요건을 함께 맞춰야 배상을 요구할 상대방과 근거를 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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