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물건인 줄 알고 쓰다 망가뜨렸다면

내 물건이라고 믿고 사용하다 망가뜨렸는데 나중에 진짜 권리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면, 선의였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이 모두 없어질까. 민법 제202조는 점유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점유물이 멸실되거나 훼손된 때 회복자에 대한 책임을 정한다. 우선 물건을 반환해야 하는 관계인지와 파손이 점유자의 책임 있는 사유 때문인지 확인해야 한다.

가상의 사례로 중고 기계를 사서 자기 소유라고 믿으며 사용하던 중 부주의로 고장을 냈고, 이후 다른 권리자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정리되었다고 하자. 제202조는 악의의 점유자에게 손해 전부를 배상하도록 하고, 선의의 점유자에게는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 배상하도록 한다. 그러므로 반환해야 한다는 결과만으로 파손 당시의 인식과 배상 범위를 모두 같게 볼 수는 없다. 선의라는 주장도 실제 취득과 사용 경과에 비추어 확인해야 한다.

중요한 예외가 있다. 조문은 소유의 의사가 없는 점유자는 선의인 경우에도 손해 전부를 배상하도록 한다. 남의 물건임을 알면서 빌려 쓰는 경우를 단지 맡아 쓰는 데 문제가 없다고 믿었다는 이유로, 내 소유로 믿은 점유와 똑같이 취급해서는 안 된다. 어떤 뜻으로 물건을 지배했는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선의이면 언제나 현존 이익만 갚는다는 한 문장으로 이 규정을 줄여 읽지 않는다.

구입이나 대여에 관한 합의는 어떤 관계로 점유했는지를, 취득 당시 설명과 이후 권리 주장에 관한 연락은 무엇을 언제 알았는지를 확인하게 한다. 파손 전후 사진과 사용 및 수리 기록은 손상의 원인과 범위를 보여 준다. 선의 점유자의 현존 이익을 다투는 경우에는 어떤 이익이 남아 있는지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 규정만으로 원래 소유권을 취득했는지까지 결론 내리지는 않는다. 먼저 반환 관계와 점유자의 책임 있는 파손을 정리한 뒤, 선의 · 악의와 소유의사 유무를 나누어 적용할 배상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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