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할 자녀가 여럿이면 누가 먼저 부양해야 할까

부모를 부양해야 할 자녀가 여럿이라면 누가 먼저 맡을지는 형제들이 협의로 정하는 것이 출발점이고, 협의가 되지 않으면 법원의 판단으로 넘어간다. 민법 제976조 제1항은 부양의 의무 있는 사람이 여럿인데 부양을 할 사람의 순위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협정이 없으면 법원이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이를 정한다고 규정한다.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어머니에게 자녀 셋이 있고, 첫째는 가까이에, 둘째와 셋째는 멀리 산다고 해 보자. 세 사람이 서로 다른 형제가 먼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 당사자가 법원에 청구해 순위를 정할 수 있다. 같은 조 제2항은 이때 법원이 여러 명의 부양의무자를 선정할 수 있다고 정하므로, 결론이 꼭 한 사람에게만 부담을 지우는 것도 아니다.

부양받을 사람이 여럿인 경우에도 같은 장치가 쓰인다. 제976조 제1항 뒷문장은 부양을 받을 권리자가 여럿인데 부양의무자의 자력이 그 전원을 부양할 수 없는 때에도 같다고 적고 있다. 부모 두 분이 모두 부양이 필요한데, 자녀 한 사람의 형편으로는 두 분을 다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순위를 다투기 전에 확인할 전제도 있다. 부양의무는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 사이 등에 인정되고(민법 제974조), 부양받을 사람이 자기의 자력이나 근로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이행할 책임이 생긴다(제975조). 어머니에게 생활을 유지할 수입이나 재산이 있는지부터 정리되어야 순위 논의도 의미를 가진다. 조문은 순위를 정하는 기준까지 적어 두지 않았으므로, 그 결과를 여기서 미리 단정하지 않는다.

이미 한 자녀가 써 온 병원비를 나눠 달라는 요구는 지난 비용의 정산이어서 앞으로의 순위를 정하는 문제와 구별된다. 앞으로의 부양을 정하려면 어머니의 수입과 지출, 자녀 각자의 소득과 돌볼 수 있는 여건, 형제 사이에 오간 협의 내용을 정리해 두는 것이 다시 협의하거나 법원에 순위를 청구할 때 바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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