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빌려 쓰던 카메라를 그대로 사기로 했다면, 잠깐 돌려주었다가 다시 받아야 소유권이 넘어올까. 민법 제188조 제1항은 동산에 관한 물권의 양도는 그 동산을 인도해야 효력이 생긴다고 정한다. 그러나 제2항은 양수인이 이미 그 동산을 점유하고 있다면 당사자의 의사표시만으로 효력이 생기도록 한다.
가상의 사례로 카메라 소유자에게 한 달간 빌려 사용하던 사람이 대금과 매매에 합의하고 계속 보관한다고 하자. 물건을 새로 건넨 장면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양도의 효력을 곧바로 부정해서는 안 된다. 이미 점유하고 있는 양수인인지와 실제로 소유권을 넘기기로 한 의사표시가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처음 빌려주었다는 말과 나중에 팔기로 했다는 말은 법률관계가 다르므로 따로 읽는다.
반대로 물건을 손에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매수나 양도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계속 빌려 쓰도록 허락받았을 뿐인지, 수리나 보관을 맡았을 뿐인지, 실제로 매매에 합의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아직 살지 고민 중이라는 메시지와 서로 팔고 사기로 한 합의를 같은 것으로 처리하지 않는다. 또 물건을 넘기려는 사람이 실제 소유자이거나 필요한 권한이 있는지도 별도로 확인할 사항이다. 제188조의 인도 방법만으로 권한 문제까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최초 대여 내역과 인수 기록은 언제 어떤 물건을 점유하기 시작했는지를, 나중의 매매 합의와 회신은 그 점유 관계를 소유권 양도로 바꾸기로 했는지를 보여 준다. 기종과 일련번호 등 물건을 특정할 자료를 대조하면 빌린 물건과 사기로 한 물건이 같은지도 확인할 수 있다. 대금 지급과 영수 자료는 합의가 어떻게 이행됐는지를 연결한다. 돈을 보냈다는 사실 하나로 모든 조건의 합의까지 대신하지 말아야 한다. 여기서는 보통 동산을 다루므로 별도 등록 법률이 적용되는 재산을 같은 절차로 처리하지 않는다. 이미 점유한 물건을 사는 경우에는 다시 건네는 동작보다 실제 물건과 점유, 양도 의사표시를 분명히 정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