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자가 입양에 동의했는데 친생부모가 반대하면 언제나 입양을 포기해야 할까. 민법 제871조 제2항은 부모가 정당한 이유 없이 동의를 거부하는 경우 가정법원이 부모의 동의를 갈음하는 심판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양부모가 될 사람이나 양자가 될 사람이다. 부모가 반대했다는 사실과 그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없는지는 구별해야 한다.
가상의 사례로 독립해 사는 성년자가 오랫동안 가족처럼 지낸 친척과 입양을 준비한다고 하자. 친생부모는 입양 뒤 자녀와 연락이 끊길까 걱정된다며 동의를 거절했다. 이때 오래 함께 지냈다는 사정만으로 부모의 거부가 부당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입양을 추진한 경위와 실제 관계, 부모가 밝힌 거부 이유를 확인하고 제2항의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받아야 한다. 당사자가 성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모 동의 문제 자체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제1항은 양자가 될 사람이 성년이면 부모 동의를 받도록 하되, 부모의 소재를 알 수 없는 등의 사유로 동의를 받을 수 없으면 예외로 한다. 따라서 부모가 어디 있는지 몰라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와 연락은 되지만 거절한 경우를 같은 사정으로 처리하지 않는다. 동의 불능의 경위와 정당한 이유 없는 거부는 각각 확인할 내용이 다르다. 제2항에 따른 심판에서 가정법원은 부모를 심문해야 하므로 청구인 설명만으로 심문 절차까지 생략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가족관계 자료는 성년 여부와 부모 관계를, 입양에 관한 합의와 동의 요청 · 회신은 누가 무엇을 요청했고 어떤 이유로 거절했는지를 보여 준다. 함께 생활하거나 교류한 기록은 실제 관계를 설명하는 자료이고, 소재를 찾을 수 없다는 주장에는 확인한 경과를 따로 정리해야 한다. 동의를 갈음하는 심판은 입양의 다른 요건과도 나누어 살펴야 한다. 먼저 동의가 필요한 관계와 받지 못한 이유를 특정한 뒤, 거부의 정당성을 다툴 사정이 있다면 그 자료에 맞춰 심판 청구를 검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