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살기 시작했어도 법률상 혼인의 효력이 그날 생기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812조 제1항에 따르면 혼인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정한 바에 의하여 신고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 혼인 성립을 따질 출발점은 예식 날짜보다 신고서를 어떻게 갖추었는지에 있다.
예식을 마친 병과 정이 혼인신고서를 쓰면서 증인란에 병의 친구 한 명과 아직 미성년자인 정의 동생 이름을 적었다고 가정해 보자. 같은 조 제2항은 신고를 당사자 쌍방과 성년자인 증인 2인이 연서한 서면으로 하도록 정한다. 증인은 두 명이어야 하고 둘 다 성년자여야 하므로, 증인 한 명이 미성년자인 이 신고서는 그 형식을 채웠다고 보기 어렵다.
이름을 적는 방식도 확인해 둘 만하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1항은 신고인이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하도록 정하고, 현행 혼인신고서 양식은 당사자란과 증인란 모두 성명 옆에 「서명 또는 날인」이라고 표시해 두었다.
증인 요건은 신고를 받는 단계에서 걸러지는 기준이기도 하다. 민법 제813조는 혼인이 제807조부터 제810조까지와 제812조 제2항의 규정, 그 밖의 법령에 위반함이 없을 때 신고를 수리하도록 정한다. 18세가 된 사람의 혼인을 정한 제807조, 미성년자 등의 혼인에 필요한 동의를 정한 제808조, 근친혼과 중혼을 금지한 제809조와 제810조가 증인 요건과 나란히 수리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그래서 이름 칸이 다 찼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증인 두 사람이 성년인지와 당사자 · 증인 각자의 서명이나 날인이 빠짐없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혼인할 나이, 필요한 동의, 친족 관계나 다른 혼인에 걸리는 사정도 제출 전에 살필 사항이다. 양식의 작성 방법도 「증인은 성년자이어야 합니다」라고 안내하므로, 미성년자를 증인으로 적었다면 제출 전에 성년인 증인으로 바꿔 그 사람의 서명이나 날인을 새로 받는 편이 낫다.
